입원 병사는 ‘일과 중’에도 사용
군 간부들 “근무 집중력 저하, 동료와 대화 단절”
다음 달부터 신병교육대 훈련병들이 주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군 당국은 그러나 병사(기간병)들의 현행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일과 중’으로 확대하지는 않기로 했다. 동료 병사들간 대화가 단절되거나 보안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병사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훈련병을 제외한 병사들은 2020년 7월부터 평일 오후 6~9시, 휴일 오전 8시30분~오후9시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앞서 2021년 병영문화 개선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원회는 “가족과 사회와 소통하고 자기개발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휴대전화 사용정책 개선 검토를 권고했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까지 3차례 휴대전화 사용 확대 시범 운영을 했다. “병사의 휴대폰 소지 시간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훈련병들은 다음달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된다. 구체적인 사용시간은 각 신병교육대가 결정한다. 지난해 6개월간 8만491명의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에서 규정 위반 건수가 32건(0.04%)에 그친 점이 이번 결정에 반영됐다.
군 병원에 입원한 병사들은 평일 일과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된다. 업무가 없는 병원생활의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다. 그러나 별다른 제재 조치는 없어, 입원 병사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 수 있다.
시범운영 후 실제 도입될 지 주목됐던 병사의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6개월간 6만여명의 병사를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에서 제재 기준이 강화됐음에도 규정위반 건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던 점(1014건 → 1005건)이 고려됐다. 시범 운영 중 비인가 휴대전화를 반입해 경계근무 중에 사용하는 경우가 적발됐다. 카메라 작동을 금지하는 보안 앱을 해제한 뒤 부대의 모습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이 소통과 자기개발 이외의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보안 위반, 불법 도박, 디지털 성폭력 등 악성 위반 행위가 지속 적발됐다”고 말했다. 국방부 면접조사에서 병사들은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을 반겼다. 반면 간부들은 병사들의 근무 집중력 저하, 동료들과 대화 단절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