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사진) 임명에 대한 항의로 오는 14일 열리는 대통령실 초청 오찬에 불참키로 했다.
광복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운동가 후손을 초청해 갖기로 한 오찬에 (광복회) 회원 다수의 의견을 존중해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9일 밝혔다. 광복회는 이어 “일제시기 우리 민족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하면서 식민지배를 정당화한 사람이 독립기념관 관장에 앉아 있는 한, 광복의 기쁨을 기념하는 오찬 초청에 갈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독립운동가와 그 유족들로 구성된 단체다.
앞서 지난 7일 광복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김 관장의 ‘임명 무효화’ 움직임에 나섰다. 광복회는 윤 대통령의 김 관장 임명을 “1948년 건국절을 만들고,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규정했다. 광복회 내부에선 8·15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불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광복회 지도부는 김 관장 임명에 반대하는 일부 회원들이 행사장에서 돌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른 독립운동가 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등 25개 단체로 이뤄진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은 지난 8일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하고 있다”면서 “(신임 독립기념관장)김형석은 ‘1919년 3·1운동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건국사업이 1948년 정부수립으로 완성됐다’며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부인하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8·15 경축식에 불참하고 있는 이 단체는 올해 행사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김 관장은 지난 8일 13대 독립기념관장에 올랐다. 김 관장은 취임식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뉴라이트라는 얘기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면서 “왜 사퇴하라고 하는지 모르겠고, 사퇴할 이유나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위해 미국과 중국,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30명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국가보훈부가 전했다. 유관순 열사와 함께 3·1 운동에 참가했던 유예도 지사의 증손자인 김재권씨(44), 신흥무관학교 교관으로 ‘백마 탄 김 장군’으로 불린 김경천 지사의 후손인 헤가이 스베틀라나씨(50) 등은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독립기념관 방문·광복절 경축식 참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