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닷새 연속 ‘오물 풍선’…서울·경기에 몰려

곽희양 기자

생활쓰레기 담아 잇단 살포

수해 언급 등에 ‘경고성’ 추정

합참 “안전 위해 물질 없어”

지난 7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이 놓여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7일 오전 강원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이 놓여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북한이 8일 17번째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닷새 동안 연속으로 여섯 차례 보낸 것으로, 지난 5월 말 오물 풍선 첫 살포 이후 가장 강한 대응이다. 북한이 공언한 대로 이는 민간단체들이 보낸 대북전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지만, 북한 주민에게 손을 내미는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낮 12시쯤까지 북한이 약 120개의 풍선을 띄웠다고 밝혔다. 이 중 40여개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 발견됐다. 앞서 북한은 전날 저녁부터 늦은 밤까지 약 200개의 풍선을 띄웠고, 이 중 40여개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 떨어졌다.

합참은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비닐·플라스틱병 등 생활쓰레기”라며 “안전 위해 물질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여섯 차례 연속 풍선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24일부터 27일까지 연속 세 차례(5~7차 살포) 보냈던 것보다 길다.

지난 7월 중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낸 이후 북한은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은 풍선에 담을 쓰레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음에도 풍선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12차 살포 때부터 페트병 등 생활쓰레기가 풍선에 담기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과 6월 초에 보낸 1·2차 풍선에 퇴비 등 오물을 넣었다가 이후에는 가위로 자른 듯한 종이와 비닐 쓰레기를 주로 보냈다.

북한의 연속된 풍선 살포의 목표는 대북전단을 막는 데 있다. 북한은 지난 5월26일 대북전단에 맞대응하겠다고 밝힌 뒤 풍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북한의 풍선 살포로 지난 7월 중순 재개된 최전방 일반전초(GOP)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다.

북한이 오물 풍선의 활용도를 넓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나 언론이 압록강 수해나 북한 인권 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국 정부의 이른바 ‘자유통일론’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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