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타개에 고심하지만...'청년·여성'은 안 보이는 이재명 선대위

김윤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출범 보름 만에 위기론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선대위 내 효율성 개선 요구가 분출한 데다, 외연 확장을 위한 여성·청년·중도층 인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인적 쇄신론’까지 나왔다. 민주당은 뒤늦게 선대위 조직 정비에 나섰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선대위 쇄신에 대한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면서 “앞으로 실무 중심의 성과를 내는 선대위를 꾸리고, 청년 플랫폼을 비롯해 경청·소통·혁신을 위한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기존 선대위 조직은 용광로와 국회의원 선수를 중시했기 때문에 실무단이 전체적으로 정리가 안 됐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이낙연 경선 캠프 출신, 당직자와 청와대 출신 인사, 현역 의원 163명을 포함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 그러나 선대위에 사령탑이 명확하지 않아 내부 소통에 비효율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초반에 선대위 내 대변인단과 부대변인단을 아우르는 온라인 단체대화방조차 없어 논평이 어떻게 나가는지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급기야 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변질되는 느낌”이라면서 “기민함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좀 더 민감하고 신속하게 반응해 작은 결과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선대위의 외연 확장을 위한 여성·청년·중도층 인재 영입 작업도 더디다. 전날까지 5차례에 걸친 선대위 인선 발표를 마쳤지만, 면면을 보면 50대 남성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초선의원들은 지난 15일 “청년, 여성, 서민, 사회적 약자 등을 선대위에 전면 배치하고 이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에 20·30세대가 거의 없어서 당의 꼰대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대위가 지난 14일에야 5선의 원혜영 전 의원을 국가인재영입위원장에 내정한 것도 뒤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인재 영입이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일인데, 수개월 전에 진작 해놓지 않아서 뼈아프다”고 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존 국회의원 중심의 선대위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앞으로 외부인사 영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인재영입위원회는 청년과 여성, 중도·무당층 영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 의원들과 청년 당직자들이 주축이 된 이 후보 직속 ‘청년플랫폼’(가칭)도 별도의 인재영입단을 꾸릴 계획을 세웠다.

다만 외부 수혈 방식에 대한 이견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 헌신하고 고생한 청년, 여성, 장애인이 얼마나 많은데, 외부에서만 데리고 와서 반짝 그때만 써먹는 건 너무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새로 온 인사들이 실질적인 권한은 없는 ‘들러리 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의원 선수별로, 의원이냐 아니냐로 계급을 매겨 수직적인 선대위를 만들어 놓고, 20·30세대와 수평적인 소통을 탁상공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대위는 당사 브리핑룸 운영 방안을 발표하는 등 뒤늦게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직 정비 문제가) 95% 정도는 정리됐다”며 “앞으로는 선대위 내 본부장단의 의견을 모아서 일사불란한 기조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