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2030 여성 끌어안기···“몇몇 대선 후보 '안티 페미니즘' 편승해”

탁지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미나 작가, 심 후보, 장혜영 정의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미나 작가, 심 후보, 장혜영 정의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2030 여성을 만났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반 페미니즘’ 기류에 기댈 때 심 후보는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2030 여성을 끌어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30 여성은 심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하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언플러그드 신촌에서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장혜영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과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등을 쓴 하미나 작가도 참석했다.

심 후보는 초반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남성 인터넷 커뮤니티 목소리에 휩쓸린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요즘 몇몇 대선 후보가 2030을 성별로 갈라치고 2030 남성 표를 얻으려 무진장 애쓴다”며 “이분들에겐 여성 유권자가 하나의 유형으로 인식돼 있지 않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들은 2030 여성들이 개별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2030 여성들이 충분히 뭉쳐있고, 뭉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티 페미니즘을 선동하고 편승해 포퓰리즘으로 이번 대선을 임하는 분들에게 단호하게 우리 세상을 보여줘야 된다고 2030 여성들이 외쳐야 한다”고 했다. 심 후보는 “제 인생 자체가 페미니즘 같다”며 “페미니즘은 차별주의가 아니다,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필요한 여성 정책으로 ‘비동의강간죄’를 언급했다. 비동의강간죄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8월12일 발의한 형법 개정안을 말한다. 현행 형법은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규정하는데, 류 의원은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경우’도 더했다.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강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발의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심 후보는 “데이트폭력 통계를 보면 5년간 5만건이 발생하는데, 그 중 227명이 죽음에 이른다. 그럼에도 구속 비율이 4%밖에 안 된다”며 “‘내가 동의했나 안 했나’가 성폭력의 기준이 돼야 하는데 ‘얼마나 피해자답게 저항을 잘, 완강하게 했나’라는 기준이 수사 과정이나 사법 영역에서 작용하고 있다. 이걸 방치하고서 어떻게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비동의강간죄가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성폭력 사회 근절을 위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심 후보 지지율은 14.9%에 달한다. 거대 양당 후보가 외치는 청년에 여성은 없다는 생각에 ‘허공’에 뜬 20대 여성 표심도 상당수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20대 여성의 12.7%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밝혔고, 4.4%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여성 관련 행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 16일 한국노총 여성위원회를 찾아 “5년 전만 하더라도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상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는 여성의 자리, 여성의 목소리가 없다”며 “성차별에 편승하는 얄팍한 표퓰리즘에 단호히 맞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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