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남성은 ‘민주당 심판’…20대 여성은 ‘여성혐오 정치 심판’

김윤나영 기자

승부처 2030 선택은

여성유권자연대체 ‘샤우트-아웃’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혐오’ 대선을 규탄하는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성유권자연대체 ‘샤우트-아웃’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혐오’ 대선을 규탄하는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젠더 갈라치기’에
20대 여성 막판 이 결집 58%
이준석 전략 ‘역풍’ 분석 나와
남성은 절반 이상이 윤 지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2030세대 표심이 최대 승부처였다. 2030세대는 거대 양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표를 고루 나누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오만과 국민의힘의 혐오정치를 각각 심판했다. 특히 최대 부동층이던 20대 여성들이 윤석열 당선자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에 반발하며 막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결집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과는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24만7000여표) 차이였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지난 9일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20대 득표율은 이 후보 47.8%, 윤 후보 45.5%였다.

30대에선 이 후보 46.3%, 윤 후보 48.1%였다.

■민주당 오만 심판한 2030

2030세대 절반 가까이가 윤 당선자를 지지한 것엔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반영됐다. 한국갤럽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셋째주(16~18일)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20대와 3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89%, 90%였다. 전 세대 평균 지지율인 87%보다 높았다.

하지만 2030세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4년 만에 여당에 등을 돌렸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 72.5%, 20대 여성 40.9%, 30대 남성 63.8%, 30대 여성 50.6%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찍었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조국 사태’로 불거진 현 정권의 위선, 부동산 가격 폭등,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을 패인으로 꼽았다.

다만 2030세대 남성의 민주당 심판 정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58.7%는 윤 당선자를, 36.3%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 당선자 지지율은 20대 남성(58.7%)이 60대 이상(67.1%)보다 8.4%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는 20대 남성에서 오세훈 후보 득표율이 72.5%로 60세 이상(69.7%)보다 2.8%포인트 높았다. 30대 남성은 이 후보 42.6%, 윤 당선자 52.8%, 30대 여성은 이 후보 49.7%, 윤 당선자 43.8%였다.

■역풍 맞은 국민의힘 ‘혐오정치’

이번 대선에서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를, 33.8%가 윤 당선자를 지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역풍을 맞은 셈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에 반발한 20대 여성 유권자들이 막판에 이 후보에게 결집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20대 여성 득표율(58.0%)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44.0%)와 제3지대 후보(15.1%) 지지율을 합한 비율(59.1%)과 비슷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제3지대를 지지하던 2030 여성이 이 후보 쪽으로 옮겨가면서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며 “윤 당선자와 안 후보의 단일화 역풍 때문일 수도, 윤 당선자나 이 대표의 ‘이대남 프로젝트’ 때문일 수도, 아니면 20대 여성이 애초에 이 후보에게 옮겨갈 의도가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30대 여성의 심상정 후보 지지율 5.5%도 예상 외 결과로 꼽힌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가 지난달 28일~지난 2일 시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에서 30대 여성의 심 후보 지지율은 2.0%였다.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30대 여성 일부 표심이 막판에 심 후보에게 갔을 가능성이 있다. 20대 여성은 출구조사에서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심 후보 지지(6.9%)를 보였다.

엄 소장은 “이번 대선이 ‘정권 심판 선거’에서 ‘젠더 선거’로 전환했다”며 “국민의힘이 ‘이대남 프로젝트’가 아닌 중도 확장 전략을 폈다면 투표 양상이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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