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무가당 (7)

2030의 대선 소감 “비호감 투표? 다수의 선의 확인 감동, 정치에 관심 커졌다”

전현진 기자 유명종 PD

2030 대선 소감 “왜 투표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대통령을 뽑는 것도, 감시하는 것도 국민의 역할”

[2030 무가당 ⑦] 2030의 대선 소감 “비호감 투표? 다수의 선의 확인 감동, 정치에 관심 커졌다”

제20대 대선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경향신문과 정치 플랫폼 섀도우캐비닛이 함께 한 ‘2030 무가당(無+黨) 프로젝트’도 지난해 12월31일부터 시작한 약 70일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없거나 불확실한 무당층 1983~2003년생 100명이 참여했다.

본 투표일 전 무가당 멤버들은 이번 선거가 유독 긴장됐다고 입을 모았다. 투표를 하면서 너무 떨려 기표도장이 잘못 찍힌 게 아닐까 걱정을 하거나 처음으로 투표를 하며 기도를 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다른 이들과 토론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어떤 후보를 뽑을지 생각을 구체화하고 왜 투표해야 하는지 명확히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했다. 이들은 “비호감 투표라고 했는데, 다수의 선의가 작동했다”고 했고 “오히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는 세상을 조금씩 앞으로 끌고 나간다. “대통령을 감시하는 것도 국민의 역할”이라는 대답에는 울림이 있었다.

■“투표 직전까지 고민 그래도 투표하니 후련하다”

사전투표를 한 박현성씨(23)는 투표 직후 “시원섭섭하다”며 “이번 대선이 긍정적이든지 부정적이든 국민적 관심을 많이 받은 선거인데 이렇게 끝나나 싶어 허탈하다”고 했다. 현성씨는 무가당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표를 던질 후보를 정하지 못했지만 후보의 능력과 자질 실천력 등을 기준으로 후보를 골랐다고 했다. 그는 “인기는 없지만 필요한 정책이 다뤄지지 않고 네거티브에 집중됐던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김혜미씨(28)는 9일 투표소 곳곳에 붙은 안철수·김동연 대선후보의 사퇴 안내문을 보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혜미씨는 “새로운 제3지대, 새로운 정치를 이야기한 후보들이 결국 양대 정당에 흡수되는 모습이 착잡했다”며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전염병에 산불에 전쟁에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데 이런 사회를 조금 더 변화 시킬 수 있는 국정운영을 해줬으면 한다.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일 본투표를 한 이정우씨(31)는 “좋은 정치를 하려면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공감해야 하는데, 취임 전 이런 공감능력도 키워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무가당 멤버들 중 76명이 투표 전과 후를 포함해 5차례 진행된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첫 설문은 지난해 12월31일 무가당 프로젝트 참가신청 당시 이뤄졌고, 2차 설문은 지난 1월22일부터 사흘 동안, 3차 설문은 2월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4차 설문은 대선 9일 전인 2월28일까지 받았다. 5차 설문은 투표가 끝난 뒤인 9일 밤까지 진행됐다.

■후보 선택 요인, 후보 자질과 능력→전략 투표

첫 설문에서 후보 선택 요인에 대한 응답은 후보의 자질과 능력(55%), 정책(27%) 순이었다. 투표 뒤 이뤄진 5차 설문에서 후보의 자질과 능력은 25%로, 정책은 12%로 각각 감소했고, 타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가 5%(1차)에서 25%로 올랐다. 전략적 투표라고 답한 비율도 4%(1차)에서 18%로 높아졌다. 반대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전략 투표했다는 답(43%)이 후보의 자질과 능력이나 정책(37%)보다 후보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내일이 대선 투표일이라면 어떤 후보를 뽑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4차 설문 동안 17%→32%→38%→47%로 상승하다 실제 투표일에선 62%의 설문 참가자들이 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이들은 23%→23%→21%→24%→20%를 나타냈고, 윤석열 당선인의 경우 1~5차 설문 모두 7%→10%→14%→14%→1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아직 잘모르겠다고 답한 이들은 1차 설문 당시 35%를 차지했는데 4차 설문(2월28일)에서 5%로 줄어들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선 후보나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무가당 멤버들은 대체로 심 후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윤 후보에게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후보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던 무가당 멤버 중 상당수가 윤 후보 당선 저지를 위해 이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투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가당 참여자들의 날짜별 대선 후보 선호 변화

무가당 참여자들의 날짜별 대선 후보 선호 변화

■“통합 정치,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

투표 결과를 지켜본 이들은 윤 당선인에게 통합의 정치를 주문하며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유일하씨(25)는 “레임덕이 없는 정부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투표율(최종 잠정치 77.1%)이 높아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여론만 보면 온통 정치에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줄 착각하기 쉬운 환경인데, 투표장으로 가서 자기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다수의 선의가 작동하는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선택에 나선 이들의 선의를 양당이 아전인수 하지 않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최재영씨(24)는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일부러 찍어 기권했다고 했다. “후보나 정당이 싫고 노선이 달라졌다는 생각 때문에 기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권하려다 뽑아야겠다 싶다가 다시 기권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영씨는 윤 당선인에게 “각종 논란이 있었던 만큼 검증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당선인 신분에도 깔끔하게 털어내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정민지씨(29)는 “새벽에 결과를 확인하고 마음이 복잡했는데 오히려 대선 이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분해졌다. 대선 과정 자체가 난잡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 오히려 순기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망스러운 점도 있고 대통령이 돼도 괜찮을까 걱정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당선이 됐으니 대통령은 혼자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받은 것이고 대통령을 감시하는 것도 국민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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