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상처뿐인 승리’…참패 책임론 등 앞날도 ‘가시밭길’읽음

박광연 기자

인천 계양을 당선 확실

고개숙인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실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개숙인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실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출마 승부수
과반 승리 약속 불구 초라한 성적
핵심 지역도 내줘…리더십 상처

이 “국민 신뢰 회복 최선 다할 것”
당 쇄신 관측 속 계파 갈등 우려도
박지원 “자기는 살고 당은 죽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58)가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대선 패배 두 달여 만에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전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이 당선인은 2일 오전 1시50분(80.91% 개표) 현재 득표율 55.12%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87%)를 이겼다.

이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성실히 역량을 발휘해 지역 발전에 도움되는 일들을 최대한 잘해내겠다”며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히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 승리는 높은 인지도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선거 막판 읍소 전략이 호응을 얻은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인 지난달 8일 출마한 이 당선인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졌다. 계양을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5선 의원을 지내는 등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열린 만큼 구도상 이 당선인에게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 지면 정치생명 끝장난다”며 절박하게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지역 지원 유세를 포기하면서 마지막까지 계양을 곳곳을 누볐다. 이는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

이 당선인은 국회에 입성해 차기 대선 도전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재선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부족했던 중앙정치 경험을 쌓을 토대를 마련했다.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대표에 올라 지지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적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지휘하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나 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출마선언 당시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절반 이상 확보를 공언했다.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는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할 마지노선으로 평가됐으나, 해당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경합 열세(경기지사)이거나 패배가 확실(인천시장)하다.

전국 단위에서 민주당 참패가 확정될 경우 이 당선인의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 출마로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비화돼 경쟁 구도가 불리해졌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 막판엔 당 차원에서 조율되지 않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해 당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 당선인이 자기 선거에선 승리하며 ‘수사 방탄’ 목적만 달성했다는 비판도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사실상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이 당선인은 당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이후 방기했던 반성·쇄신 움직임이 얼마나 호소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당내 ‘반이재명’ 세력은 이 당선인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등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계파 갈등도 예상된다. 이 당선인의 정치적 위기는 대선 패배 이후보다 보궐선거 승리 이후가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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