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 226곳 살펴보니
서울 25개구 지지층 결집 민주당
‘현역’ 이점 안고 ‘오세훈팀’ 앞서
국민의힘, 인천·대전·충북 우세
민주당 텃밭 호남선 무소속 강세
전국 226개 시·군·구의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는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우세한 양상이다.
서울은 당초 3월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맞물려 국민의힘이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개표 중간 결과 민주당과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2일 0시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개표율 25.48%)을 보면 16개 자치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우세지역은 9개 자치구다.
특히 ‘현역 프리미엄’이 큰 민주당은 14개 자치구에서 현 구청장들이 다시 후보로 나왔고, ‘3선’에 도전하는 성동(정원오)을 비롯해 중구(서양호)·광진(김선갑)·중랑(류경기)·성북(이승로)·노원(오승록)·은평(김미경)·영등포(채현일)·관악(박준희)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행정을 맡았던 경험을 앞세워 출마한 시 고위간부와 국회의원 출신들이 ‘오세훈팀’을 꾸려 정책 보조를 맞추겠다고 강조하며 대거 출마했으나 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유의미하게 우세를 보였던 자치구가 한 곳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막판 지지층이 집결하면서 우세한 서울 기초자치단체장 구도를 수성했다. 지난 7대 지방선거에서는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민주당이 독식했으나 이번 8대 지방선거를 통해 자치구의 지형이 새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경기는 31개 시·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치 지형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 지역별로 4~58%가량 진행된 개표 결과에서 국힘이 25곳, 민주당은 3곳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3곳은 경합이다. 4년 전 치러진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상전벽해다.
당시 민주당은 29석을 꿰차며 ‘대승’을 했다. 국민의힘은 2석으로 ‘참패’했다.
인천 10개 군수·구청장은 4년 전 민주당이 강화군을 제외한 9곳을 싹쓸이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휩쓸고 있다. 중구·동구·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서구·옹진군 등 7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고 있다. 반면 민주당이 앞선 곳은 부평·계양구 2곳뿐이다. 강화군수는 무소속 유천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의힘에 복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지역 10곳의 기초단체장은 국민의힘 8곳, 민주당 2곳이 유력하다.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역시 국민의힘이 강세다. 지난 선거에서 대전에서는 5개 구청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고, 충남에선 15개 시장·군수 자리 중 11개를 민주당이 차지했다. 충북도 11개 시장·군수 자리 중 7개 자리에 민주당 후보가 올랐다.
이번 선거에서는 양상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25~47%씩 진행된 개표에서 대전의 5개 자치구 중 4곳(중·동·서·대덕)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앞섰다. 유성구는 민주당 정용래 후보(현 구청장)가 국민의힘 진동규 후보(전 구청장)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충남은 최대 도시인 천안에서 현 시장인 박상돈 국민의힘 후보가 득표율 55.87%로 이재관 민주당 후보(40.91%)를 크게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천안을 포함해 충남지역 15개 시·군 중 12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고 있다. 현역 민주당 단체장이 선거에 나선 부여·청양·태안 등 3개 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충북은 11개 시·군 중 청주 등 7개 시·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다. 민주당 우세는 진천·음성·옥천·증평 등 4곳이다. 제천은 국민의힘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중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 중 상당수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목포시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출마한 무소속 박홍률 후보가 개표가 19.8% 진행된 가운데 가장 많은 59.4%를 득표하고 있다. 순천시에서도 무소속 노관규 후보가 21.6% 개표 상황에서 51.9%를 득표하며 민주당 후보에 앞서 있다. 강진·무안군·영광·진도군도 무소속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된다.
울산은 동구를 제외한 중구·남구·북구·울주군 등 4개 기초단체장 선거(개표율 13~48%)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일하게 동구청에서 진보당 김종훈 후보(57)의 당선이 유력하다. 김 후보는 개표율 35.72% 수준에서 55.8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울산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과 5개 기초단체장을 민주당 후보들이 석권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대부분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