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하람 “당대표 되면 이준석보다 윤 대통령이 훨씬 중요한 파트너”

정대연 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0일 “이준석 전 대표는 손흥민 선수가 혼자 70m 드리블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경기는 이길 수 있지만 시즌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저희는 팀으로 지금부터 뛰고 있어 시즌을 이길 만한 안정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이라 이름 붙인 ‘개혁보수 팀’ 후보들이 함께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앞선 ‘이준석 지도부’보다 안정적인 당 운영이 가능할 거란 취지의 말이다. 천 후보는 “대선을 앞둔 당 대표(이 전 대표)와 이미 대선에서 이긴 여당 대표는 당연히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당 대표가 되면) 이 전 대표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훨씬 더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초반 판세는.

“‘친윤이냐 비윤이냐’에서 제가 참전하면서 ‘개혁이냐 구태냐’로 프레임이 바뀌는 과정이다. 빠르게 ‘천하람 대 김기현’ 구도로 표심이 양분되고 있다. 오늘 투표를 해도 제가 안철수 후보는 제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본인이 선전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저는 당이 낭떠러지로 가면 안 된다고 얘기하는 유일한 후보다. 6년 만에 탄핵의 강을 어렵게 건너왔는데, 또 구태 계파 정치 해가지고 과거의 잘못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원들이 안다.”

-김기현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 같다.

“천하람이 안 후보를 꺾고 (결선에) 올라가면 컨벤션 효과가 세게 불 거다. 결선 가면 저는 무조건 이긴다. 김 후보의 1차 과반은 이미 물 건너 갔다.”

-한 최고위원 후보가 ‘제주 4·3 사건 김일성 지시설’을 제기했다.

“당원 수준을 얕잡아보는 거다. 당원들은 우리 당이 확장되는 방향으로, 총선에서 이기고 국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기를 원한다.”

-상향식 공천과 국회의원 중간평가제를 통한 당 혁신을 공약했다.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 대통령이 공정한 경쟁에 따른 공천에 대해 어떻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낙하산 공천 요구 안 할 거라고 생각한다. 또 정량적인 평가를 하게 되면 아무 데이터도 없는 무분별한 칼질보다는 현역 의원들도 훨씬 더 납득이 가능할 것이다.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공천 파동의 위험을 줄여준다.”

-윤핵관을 질서 있게 퇴진시키겠다고 했다. 그들을 좇는 다수 친윤계 의원들이 있다.

“개혁의 방향성에 동의하고 지금까지 행태에 대해서 진심으로 바로잡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함께 갈 수 있는 길은 열어놓을 것이다. 다만 윤핵관 같은 경우 전국 단위 국민·당원 대상 평가를 할 거다. 이분들이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평가해서 명분 있는 퇴진을 시킬 생각이다.”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승리를 가져올 비책이 있나.

“아무리 권력자에 가깝더라도 국민들이 봤을 때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을 과감하게 쳐내고, 그 자리에 정말 능력 있는, 검증된 정치 신인들을 넣어야 한다.”

-왜 천하람이 대표가 돼야 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없어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 이재명이 있든 없든 이길 수 있는 카드가 천하람이다.”

-‘이준석 아바타’ 맞나.

“아니다. 각 후보는 각자의 능력과 매력으로 뛰고 있다. 저희(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등 친이준석계 후보들)는 이 전 대표의 안 좋은 결말을 봤던 사람들이다. 그때보다 더 탄탄하게 좋은 정파를 이뤄서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천하람 대표 체제는 이준석 대표 체제보다 어떤 점에서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전 대표는 손흥민 선수가 혼자 70m 드리블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경기는 이길 수 있지만 시즌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저희 같은 경우 팀으로 지금부터 뛰고 있다. 세력을 가지고 뛰고 있기 때문에 시즌을 이길 만한 안정성이 있다.”

-천 후보 당선은 이 전 대표 재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아주 심각한 오해다. 대선을 앞둔 당 대표와 이미 대선에서 이긴 여당 대표는 당연히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는 당 대표가 되고 싶다. 이 전 대표가 가졌던 과거의 방향성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당 대표가 되면) 이 전 대표보다는 윤 대통령이 훨씬 더 중요한 파트너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리 본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수단과 방법을 택해야 한다.”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굉장히 조심해야 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SNS를 올렸다.

“굉장히 주목을 받았던 대통령 공약이다. 충분한 설명 없이, 소수당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약을 뒤집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여가부) 재편이 필요하다.”

-이 전 대표나 그 주변 정치인들이 2030 남성들을 지지 기반으로 삼기 위해 의도적으로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2030 여성 득표율도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 비해 굉장히 신장됐다. 남녀 갈라치기를 하려고 했다면 여성들이 폭넓은 지지를 보내주기 어려웠을 거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YS와 DJ를 꼽고 싶다. YS는 잠깐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공천만 쳐다보며 죽을 길로 가고 있는 모든 정치인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내년 총선 때 순천에서 출마할 건가.

“당연하다. 갑자기 비례(대표) 2번이나 대구 전략 공천 받으면 제 정치 인생 끝난다. 순천에서 당선을 목표로 뛸 것이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고향인) 대구에서는 ‘대구의 아들’이라고 하고, (정치적 고향인) 순천에서는 ‘순천의 아들’이라고 하는, 서로 천하람이 우리 쪽이라고 경쟁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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