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원한다”…북 처음엔 힐러리 방북 원해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북 당초 희망 무위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 당일 곧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면서 회동 성사 과정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뉴욕 채널 등을 통해 긴밀하게 협상이 이뤄진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북·미간에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북한 사법당국이 두 여기자들에 대해 12년 노동교화형 판결을 내린 뒤부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6월10일 ‘인도적 석방’ 요구를 ‘북한 법에 따른 사면’으로 수정했다. 일단 두 기자의 범법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한 것이다. 북한은 두 기자에게 미국 내 가족들과 통화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화답했다.

문제는 누구를 보내느냐는 것이었다. 미국은 존 케리 상원 외교관계위원장과 두 기자들이 소속된 커런트TV의 공동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 등의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막후협상 과정에서 ‘현직 미 고위 관리’의 방북을 제안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북측이 클린턴 장관의 방북을 희망하고 있다는 말이 이즈음 나돌았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이 갈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방문 시 북한의 선전선동에 휘말렸다는 비난을 클린턴 장관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및 핵실험으로 양측 간 갈등이 깊어지는 국면에서 대북 정책과 기자 석방 문제를 분리대응한다는 미국의 입장도 걸림돌이었다.

최고위급 현직을 원하는 북한과 민간 특사를 고수한 미국 간에 접점이 마련된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거물’ 카드에 양쪽은 최종 합의했다. 북한으로선 클린턴이 대통령 재임 시 제네바 핵합의를 이끈 점에서 만족한 것 같다. 임기 말 방북 계획을 세워놓고 가지 못한 클린턴으로서는 궁지에 몰린 아내를 돕는 일거양득의 소득도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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