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한중 연쇄 북핵 협의…한반도 정세 교착 돌파구 만들까읽음

김유진 기자

“대북 인도지원 논의가 핵심” 북핵수석대표 협의…북 순항미사일 발사 영향 촉각

한·미·일, 한·중 연쇄 협의, 미·중 사이 낀 한국 처지 부각될 수도

북한이 13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일, 한·중 협의가 잇달아 개최된다. 대북 인도지원을 포함해 북·미, 남북관계 장기 교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략 경쟁을 심화하고 있는 미·중 양측 사이에서 한국의 외교적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한반도 주변국과의 연쇄 협의 일정이 임기 말 북한과의 대화 재개 모색 구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1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 모두 한반도 문제를 비중있게 다룰 예정이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미·일 협의에 앞서 이날 오후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3국 북핵수석대표들은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일 공조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간 논의가 무르익은 대북 인도지원과 관련 구체적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노 본부장은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북 인도적 협력 프로젝트를 한·미가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재까지) 상당한 협의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직후, 한·미가 곧바로 ‘인도지원 패키지’를 북한에 내밀기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영변 핵시설 원자로 재가동 정황 제기에 이어 한·미의 거듭된 대화 제안에 북한이 ‘저강도’ 무력시위로 응수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인도지원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미국은 대미 협상력 제고를 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북한을 향해 먼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북한 미사일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일본이 북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원칙론’을 내세워 강경 기류를 조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 협의 다음날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밀착 강화 속에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는 것이다. 왕이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북한 자격정지 결정으로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 물꼬를 트려던 ‘어게인 평창’ 구상도 사실상 좌절된 상태다.

특히 베트남·캄보디아·싱가포르를 거쳐 14일 한국에 오는 왕 부장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행보를 비판하며 한국이 거리를 둘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대만해협, 남중국해 문제 관련, 한국이 중국측 입장을 반영할 것을 압박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정부로서는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셈이다. 왕 부장이 지난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처럼 한·미연합훈련 중단, 유엔 대북제재 결의 가역조항 등을 주장하면 한국이 각각 참여한 외교 협의에서 일관되지 않은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부터)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부터)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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