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창건일, 열병식 없이 김정은 충성 기조 강조읽음

박은경 기자
북한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여맹일군들과 여맹원들의 경축모임이 8일 여성회관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여맹일군들과 여맹원들의 경축모임이 8일 여성회관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최대 정치적 명절’인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맞았다. 지난해와 달리 열병식 등 대형 행사는 열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인민제일주의 등 핵심기조를 강조했다. 올해는 당 창건 76주년으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데다 지난달 9일 정권 수립 기념일에 열병식을 진행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당 창건 76주년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축하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내용 등 관련 동향을 소개했다.

그러나 열병식이나 중앙보고대회 등 대규모 행사 소식은 없었다. 지난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심야 열병식을 열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를 공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정주년이 아니면 열병식이나 중앙보고대회 같은 대형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9월9일 정권수립 73주년 기념일에는 정주년이 아님에도 비정규군을 내세운 민간·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했다. 한달 만에 다시 열병식을 진행하는 데 따른 주민 불만 등 부담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대남, 대미 메시지를 밝혀 열병식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성이 적다는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의 치적을 과시하고 충성을 강조하는 사설과 기사를 대거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1면에 ‘인민대중제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조선노동당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인민의 운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우리 당의 최대 중대사”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또 “오늘 우리 당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여 인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불패의 혁명적 당으로 더욱 위용떨치고 있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우리 당은 어머니당’이라면서 “어머니의 생일을 충성과 위훈으로 맞이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는 표현도 썼다.

김 위원장은 통상 당 창건일에 당 지도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진행해왔다. 관례로 볼 때 해당 보도는 11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45년 10월10일 평양에서 개막한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대회를 계기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발족한 것을 노동당 창건일로 삼아 매년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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