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서 신형 SLBM 발사 성공” 공식발표…김정은 불참

박은경 기자
북한이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20일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20일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신형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20일 공식 확인했다. 북한은 전략무기 개발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대신, 300자 안팎의 짧은 기사로 압축해 발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시험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방과학원은 5년 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 강세를 시위한 ‘8.24영웅함’에서 또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과학원은 측면기동 및 활공 도약 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은 나라의 국방기술 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 능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참관하지 않았다. 군 서열 1위로 지난달 연달아 진행된 지대공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시험발사를 모두 지도한 박정천 당 비서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으로 볼 때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공개한 ‘미니 SLBM’으로 관측된다. 기존 북극성 시리즈보다 크기가 작은 지름 1m 미만으로, 재래식 탄두를 장착했고 구형 2000t급(고래급) 잠수함을 활용했다. 북한이 발사한 소형 SLBM은 뾰족한 탄두에 검정색 점무늬 외양이다. KN-23(북한판 개량형 이스칸데르)을 SLBM으로 개량한 무기로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이번 발사는 여러 측면에서 지난달 15일 한국의 SLBM 시험발사를 겨냥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정부는 한국이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이 됐다고 밝히면서 운용국 명단에 북한을 넣지 않았다. 북한의 SLBM 발사가 수중에 설치하는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데, 북한은 이번 발표를 통해 5년 전 첫 SLBM을 발사한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했다고 반박했다.

SLBM은 사전 발사징후 포착이 어려워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할 경우 전략적 위상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20일(현지시간)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영국의 요청으로 열린다. 지난달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지난 1일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미국이 이달에만 북한 관련 안보리 회의 소집을 두 번 연속 직접 요청한 것은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심각하게 본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발이 예상되는 SLBM 카드를 꺼내면서도 발표 형식 등 수위를 조절해 ‘대화의 판’까지는 깨지 않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2016년 8월 24일 북한의 첫 SLBM인 북극성-1형을 수중 발사했을 당시 “핵무력 고도화에서 커다란 군사적 진보를 이룩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4문장의 짧은 보도에 그쳤다. 노동신문에도 1면이 아닌 2면에 실었다.

정부도 북한이 결정적 파국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등을 연이어 발사하고 있으나,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으로서도 결정적인 파국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의미이면서 여전히 대화의 조건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지난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자신감 과시 등으로 볼 때 추가 시험발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중기준을 내세워 일련의 무력시위를 정당화하려 한다면 종전선언 등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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