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발사

‘대북 확장억제 강화’에 미국 사정권 미사일로 응수한 북한

박광연 기자

북한의 속내는

[북 ICBM 발사]‘대북 확장억제 강화’에 미국 사정권 미사일로 응수한 북한

프놈펜 성명 닷새 만 고강도 도발
중국 입장 확인 후 자신감 얻은 듯
B-1B 폭격기 동반 군사훈련 구실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 앞두고
‘ICBM 성능 개량 테스트’ 해석도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은 한국·미국·일본의 ‘확장억제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9일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아 미국 본토 위협을 과시하기 위한 ICBM 성능 개량 움직임으로도 분석된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은 일본 서쪽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한·미·일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 13일 확장억제 강화를 재확인한 ‘프놈펜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최선희 외무상이 담화로 맹비난한 다음날이다.

최 외무상은 전날 담화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 담화 발표 1시간40여분 뒤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이날 ICBM을 쐈다.

한반도 주변에서 전개되고 있는 한·미·일 군사훈련을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의 구실로 삼았을 수 있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주요 수단인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는 지난 16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출발해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서 급유 훈련을 벌였다.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대규모 해상연합훈련 ‘킨 소드’를 실시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최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서 드러난 중국 입장과 관련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균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북한을 옹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이 한·미의 ‘북한 억제’ 역할 주문에 확답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점은 북한의 ICBM 발사 결정에 뒷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한·미·일 확장억제 강화를 명분 삼아 ICBM 등 핵무력을 고도화하는 움직임으로도 분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형’ ICBM 발사에 성공했다며 선언한 ‘국가 핵무력 완성’ 5주년을 앞두고 사전 계획된 ICBM 성능 개량 시험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이를 통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핵보유국 입지를 더욱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5년 전 화성-15형보다 업그레이드된 ICBM을 통해 제2의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미국 본토를 핵으로 확실히 위협할 능력을 보이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ICBM 발사를 거듭할수록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완전한 핵 능력을 갖추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계속 거론된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핵화 시도에서) 단념시키는 것에 있다”며 “한국이 (도발에) 맞대응하지 않고 포기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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