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판박이 ‘백두수저’ 딸 공개···자신감·미래세대 안보 등 고려한 듯

박은경 기자

18일 평양 ICBM 발사장에 딸 손잡고 등장

백두혈통 4세대 공개됐지만 후계구도는 ‘안갯속’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닮은 딸.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닮은 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에 딸과 동행하면서 백두혈통 4세대를 처음 공개했다. 국가 지도자가 어린 자녀를 미사일 발사 현장에 대동하는 일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파격적인 가족 공개는 무기체계의 신뢰성·자신감 과시 의도라는 분석이다.

20일 조선중앙TV는 지난 18일 김 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ICBM 화성(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배우자 리설주 여사, 딸이 동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과 리 여사를 빼닮은 10살 안팎의 여자 아이와 ICBM 옆을 걸어가는 장면 등이 공개됐다. 앞서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여”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추가로 딸의 모습을 알린 것이다. 김 위원장이 딸의 손을 꼭 잡고 ICBM 앞에서 뭔가를 얘기하거나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ICBM을 함께 참관하고, 성공을 기뻐하면서 딸을 품에 안고 환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보당국 분석 등에 따르면 2009년 결혼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2010년과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했으며 첫째는 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둘째는 2013년 북한을 방문한 미국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김주애’라는 이름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셋째는 아들이라는 설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연령대 등으로 볼 때 사진의 주인공은 둘째 김주애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시험장에서 ‘백두수저’인 딸을 전격 공개한 것은 ICBM 성과에 대한 자신감 과시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가족동반은 화성17형 발사 성공의 자신감과 성과를 가족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과학자와 전투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격려도 배가시켰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도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 과시”라면서 “실패가 예견됐다면 대동하지 않았을 것이고 화성-17호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감 보유를 시사한다”고 했다.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할 전력무기 확보라는 국내적 메시지 발신과 친근하고 다정한 이미지 연출 등의 측면도 엿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로동당의 엄숙한 선언’ 제하 정론에서 ICBM 시험발사 사실을 전하면서 “우리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고운 꿈을 위해 우리는 평화 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장에서 왼팔로 딸을 품에 안은 채 환호하고 있다. 뒷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장에서 왼팔로 딸을 품에 안은 채 환호하고 있다. 뒷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을 판박이처럼 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한 행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아직 30대인 김 위원장의 나이와 후계자에 대한 신변 안전 보호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딸이 후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개했을 것”이라면서 “장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여동생인 김경희나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은 항일무장투쟁의 군사주의를 체제 기원으로 삼고 있고 군사주의는 남성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면서 이 같은 체제 기원이 여성으로 바뀌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총장도 “후계 구도를 염두해두었다면 우상화와 함께 딸보다는 아들을 내세웠을 것이다”며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을 잘하는 김 위원장이 후계자의 조기 등판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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