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성공 과시한 북한, 탄두 소형화·7차 핵실험 가능성읽음

박은경·박광연 기자

“국가 핵무력 완성” 5년 만에 사거리 1만5000㎞로 업그레이드

다음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미 전략폭격기 다시 전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선포하고 ‘핵병기’ 강화 방침을 밝혔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다탄두 탑재를 위한 탄두 소형화·경량화 등을 위한 추가 시험 발사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8일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와 관련해 “이 행성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보유국”이라며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1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이뤄진 ICBM 시험발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다. 시험발사 목적은 “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운용믿음성’ 검열”이라고 했다. 북한은 화성-17형이 고도 6040.9㎞, 비행거리 999.2㎞, 비행시간 4135초(69분)라고 밝혔다. 이는 군 당국 발표 내용과 거의 같다. 정상각도(30~45도)로 쐈다면 1만5000㎞를 넘는 사거리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이번 시험발사로 단기간 만에 단 분리와 정상 비행 성공을 과시하면서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사거리 1만3000㎞) 시험발사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 만에 사거리 1만5000㎞로 업그레이드된 화성-17형을 공개한 것이다.

다만 ICBM 의미를 가지려면 탄두가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6000도 이상 마찰열에 타버리지 않게 보호하는 열차폐 기술과 정밀유도 장치 등이 필요하다.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해야 한다.

북한의 다음 행보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각 발사한 탄두는 재진입 시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비스듬히 진입하면서 많은 열량을 견뎌야 하는 정상각도 발사 시험이 필요하다.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만한 공간은 태평양 해상 등이다. 대기권 재진입 검증을 완료하려면 탄착지에서 탄두를 회수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대기권 재진입 이후에는 탄두 소형화가 과제로 남는다.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소형 핵탄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화성-17형 등 ICBM이 전력화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가 이를 운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19일 보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을 처음 언급했다. 이 부대들은 북한 ‘전략군’ 예하에 편성돼 북·중 국경지대 등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질적으로 기능하는지는 ICBM 실전 배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미는 연합공중훈련으로 대응했다. 지난 19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됐고, 공군의 F-35A와 미 공군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하는 B-1B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발사 현장에서 “적들이 계속 위협을 가해온다면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는 단호히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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