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제3자 변제’ 공식화 다음날, 한·일 외교장관 통화

박광연 기자

외교부 “현안 긴밀 소통” 원론적 답변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통화하며 일제 강제동원(징용)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 정부가 공개 토론회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의 해법으로 ‘제3자 변제’를 공식화한 다음날 통화가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후 하야시 외무상과 신년 인사 겸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통화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간 현안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앞으로도 한·일관계 발전 및 제반 현안 해결을 위해 외교당국 간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전날 정진석 한·일 의원연맹 회장(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공동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강제동원 문제 해결책으로 ‘제3자 변제’를 공식화한 것과 관련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 대신 제3자 한국 기업이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행정안전부 산하)을 통해 피해자에게 변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본 교도통신은 “하야시 외무상이 박 장관으로부터 일본 기업의 배상을 한국 재단이 대신하는 한국 측의 해결책에 관해 설명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야시 외무상이 한국 정부안에 대한 일본 정부 입장을 언급했을지 주목된다.

다만 한국 야당과 시민사회 등에서 “친일 굴종외교” “일본 책임을 면책해준다” “피해자 측이 반대한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터라 한·일 간 논의 진전에는 난관이 남아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안과 관련해 “한국 국내 움직임이나 한국 측 발언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신년회에서 “양국 외교당국 간 치밀한 대화와 조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건부 연장 상태에 있는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 등도 시나브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통화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지 및 도발시 강력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우리 ‘인도·태평양 전략’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