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우크라에 ‘탱크 제공’ 미국 규탄···러시아군 기개 못꺾어”읽음

박광연 기자

올해 첫번째 담화 발표

러시아와 연대 재확인

우크라 전황에 위기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7일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을 결정한 미국을 향해 “지역정세를 오늘과 같은 험악한 지경에로 몰아넣고 있는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로씨야(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전호에 서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는 러시아를 두둔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지 시간상 아침 업무를 시작한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이다.

올해 김 부부장의 담화 발표는 처음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20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험을 평가절하한 남한 당국과 전문가들을 비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담화를 낸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수많은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밀어넣으며 불안정한 세계적 사건의 지속을 부추기는데 ‘특공’을 세운 미국이 최근에는 저들의 주력 땅크(탱크)까지 제공한다는 것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반로씨야 대결 입장을 보다 명백히 하였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여기에는 로씨야를 파멸시키기 위한 대리전쟁을 더욱 확대하여 저들의 패권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있다”며 “미국만 아니라면 세계는 지금 보다 더 밝고 안전하고 평온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야말로 로씨야의 전략적 안전에 심각한 위협과 도전을 조성하고 지역정세를 오늘과 같은 험악한 지경에로 몰아넣고있는 장본인”이라며 “나는 우크라이나에 지상 공격용 전투장비들을 밀어넣음으로써 전쟁 상황을 계단식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의 처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를 보낼 것”이라며 에이브럼스 탱크가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자국 영토 방어 및 전략적 목표 달성 역량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 가능성을 우려해 탱크 지원에 신중했던 미국이 입장을 급선회한 것이다. 독일도 지난 25일 레오파르트2 탱크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밝혔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부장은 “로씨야의 안전 우려를 전면무시하고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액수의 군사장비들을 넘겨주면서 세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파괴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나라들은 주권국가들의 자위권에 대하여 시비할 자격이나 그 어떤 명분도 없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장은 결코 20년전 미국의 주력땅크들이 활개치던 중동의 사막이 아니다”라며 “나는 미국과 서방이 자랑하는 그 어떤 무장장비도 영웅적인 로씨야 군대와 인민의 불굴의 전투정신과 위력앞에 모조리 불타버려 파철더미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제국주의 연합세력이 아무리 발악하여도 높은 애국심과 완강성, 강의한 정신력을 지닌 로씨야 군대와 인민의 영웅적 기개를 절대로 꺾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전호에 서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독일의 주력 탱크 투입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연대를 재확인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북한이 최근 미국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더욱 밀착하는 움직임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북한이 사실상 김 위원장 뜻으로 평가되는 김 부부장 담화까지 내놓은 것은 그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처한 위기감이 작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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