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ICBM, 서울 겨냥 안 해…남조선것들과 상대 않는다”

박은경 기자

23일 만에 담화문 발표해

“매사 상응하는 대응” 강조

한·미 ‘확장억제’에 경고

김여정 “ICBM, 서울 겨냥 안 해…남조선것들과 상대 않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다음날인 19일 담화를 통해 한·미의 확장억제와 연합방위태세를 지역안정 파괴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매사 상응하는 압도적 대응’을 강조하며 한·미 확장억제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고 향후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고강도 도발에 나설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우리의 적수들은 근거없이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로골적인 침해행위를 감행했다”면서 “확장억지, 련합방위태세를 떠들며 미국과 남조선것들이 조선반도지역에서 군사적 우세를 획득하고 지배적 위치를 차지해보려는 위험천만한 과욕과 기도를 로골화하고 있는 것은 각일각 지역의 안정을 파괴하고 정세를 더더욱 위태해지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내놓은 것은 지난달 27일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비난한 이후 23일 만이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는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체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해들려 하지 말라”고 했다. 남측에도 “남조선것들도 지금처럼 마냥 ‘용감무쌍’한 척, 삐칠 데 안 삐칠 데 가리지 못하다가는 종당에 어떤 화를 자초하게 되겠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측을 ‘바보’ ‘남조선것들’이란 표현으로 폄훼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로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 “우리는 여전히 남조선것들을 상대해줄 의향이 없다”고도 했다.

한·미의 확장억제와 연합방위태세 증강에서 ICBM 도발의 명분을 찾으려는 의도다. 또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볼 때 향후 한·미 연합훈련 일정, 한·미 확장억제력 행보에 따라 북한도 무기실험과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사전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ICBM이 남측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며 남북 간의 극단적 대결을 피하고, 미국을 겨냥한 ICBM 능력 과시였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주도로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비공개 회의가 열린 데 대해 “안보리를 저들의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실행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 제재 결의 논의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행보에 중국·러시아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김 부부장은 담화 말미에 “위임에 따라 끝으로 경고한다”고 덧붙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국무위원장을 대리해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는 자신의 위상과 역할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압도적 대응”을 경고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우리와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데 개탄을 금치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에서 “현 정세 악화의 원인과 책임이 자신들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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