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 공군 원점 타격 능력 과시…한반도 ‘긴장의 봄’

박광연 기자

김여정, 연이틀 담화 “ICBM 등 전략핵 다량생산 기술 보유”

협상력 제고 노려 “태평양 사격장 활용, 미에 달렸다” 엄포도

<b>방사포 쏘고서…뭐라고 말하나</b>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600㎜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위 사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20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AP연합뉴스

방사포 쏘고서…뭐라고 말하나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600㎜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위 사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20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핵 다량생산을 공언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정상각도 발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방사포의 경우 남한 공군 비행장마다 4발씩 할당해뒀다며 전술핵 작전 방침까지 공개했다. 고도화된 북한의 핵 위협과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 대응이 맞물리며 올해 한반도는 역대급 긴장 속에 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미국을 겨냥한 ICBM 등 전략핵 위협을 과시했다. 이틀 전 ICBM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남측 전문가들의 평가 절하를 반박하며 ICBM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부부장 담화는 사실상 김 위원장 메시지로 평가된다.

김 부부장은 ICBM 화성-15형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 실패했다는 전문가 주장에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액체연료 주입 관련 ‘앰플화’ 기술 혹평에는 “만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이 과학기술 자료나 뒤져보고는 남의 기술을 멋대로 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몰상식”이라고 비판했다.

ICBM 기습 발사 역량을 강조하며 한·미 정찰자산을 조롱했다. 김 부부장은 최고지도부의 발사 명령서에 “오후 시간 중 유리하고 적중한 순간을 판단하여 기습적으로 발사할 데 대한 내용이 있다”며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30분부터 19시45분 사이의 시간을 골라 중요한 군사행동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다”며 “이제는 그 역량 수자(숫자)를 늘이는 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전술핵뿐 아니라 ICBM 등 전략핵도 기술적 기반을 토대로 다량생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명시한 것이다. 지난 8일 열병식에서 화성-17형 10여대와 고체연료 신형 ICBM을 공개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담화에서 공언한 대로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30~45도)로 ICBM을 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는 전략무기 성능의 신뢰성 확보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대미 억제력을 공고히 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남 전술핵 위협도 한층 끌어올렸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00㎜ 초대형방사포 사격이었다고 신속히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1일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며 극찬한 무기다.

통신은 이 방사포는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며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의 압도적 제공권에 대항해 전술핵으로 사전이나 사후 해당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작전 개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며 “향후 한·미 연합훈련의 전개 양상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무기훈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ICBM 화성-15형 발사(18일), 한·미 연합공중훈련(19일), 북한 초대형방사포 사격(20일) 등 북한 도발과 한·미 대응이 반복되는 정세가 지난해 말처럼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전술핵·전략핵 고도화 목적으로 도발적 군사 행동을 강화하고, 한·미는 이를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강도 높은 군사적 연습을 집중 전개하며 한반도의 봄은 악화일로를 걷을 가능성이 크다. 홍 실장은 “북한이 ‘아시아판 나토’의 사전 정지작업인 오는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후로 위기를 급격히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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