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미·중, 한반도 전략 경쟁 최전선으로 만들지 않길”읽음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현지사간)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현지사간)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한반도는 7000만명 이상의 사람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큰 나라들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1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미·중 갈등 구도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진전이 어떻게 가능할 지’를 묻는 질문에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한반도를 (전략 경쟁의) 최전선으로 만들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큰 나라들이 할 바가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중 양국이 갈수록 지정학적 경쟁의 관점에서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관련 사안을 다루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나 북한의 핵무장을 미국과의 경쟁에서 유불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지도국가를 지향한다면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 중 하나이며, 북한의 이웃 국가로서도 북한의 핵무장을 제지해야 옳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 대해선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연대 움직임에 대처해서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미국이나 중국이 한반도를 미중 경쟁의 최전선으로 만들려고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한국 내에서 제기되는 핵무장 여론에 대해선 “위험하고 어리석다”며 “한미관계를 악화시키고 동아시아의 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자체 핵무장 주장이 커진 배경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의문,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 교체 등을 꼽았다.

이 전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고 처음부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수교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협상에는 ‘채찍’과 함께 ‘당근’도 필요하다”며 “뿌리 깊은 상호불신을 극복하고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북한과 미국이 점진적, 동시적, 상호적 방식으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향해 가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미국에 체류 중인 이 전 총리는 4월까지 필라델피아, 뉴욕 등을 찾아 강연한 뒤 6월 독일 튀링겐대와 베를린대에서 강연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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