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이론 동맹의 딜레마, 방기와 연루의 리스크
우리 편이 늘면 우리 편의 적도 나의 적이 된다
러 식량 에너지 북에 가면 북 체제 안정 기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기차를 타고 수천km를 이동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한미일 밀착이 북러 밀착을 불러온 모양새인데요, 1990년대 우리나라의 북방외교 이후 다소 멀어졌던 북한과 러시아와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졌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칫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유럽의 NATO가 동북아 정세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유신모 전 경향신문 외교전문기자 모시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한반도 정세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북한은 1961년 당시 소련과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하고, 1주일도 안 된 시점에 김일성이 베이징으로 가서 저우언라이 총리와 조중 우호조약을 맺습니다.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들어가있는 강력한 군사동맹인데요. 1988년 소련이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북한과 소련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북한과의 동맹조약 폐기를 강력하게 요청했고,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입니다. 이후 북-러 관계는 군사자동개입 조항이 빠진 채로 이어져 왔습니다.
유신모 전문기자는 북-러의 최근 밀착에 대해 명백하게 한미일 군사협력이 빠르게 진행된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핵기술 고도화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입장이 복잡합니다. 현재의 NPT 체제를 무너뜨릴 이유가 러시아에게는 없는 것이죠. 대신 우주개발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바탕으로 정찰위성의 성공률을 높여줄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남아도는 식량과 에너지를 북한에 제공한다면 민생 분야에서 곤궁한 북한에게 체제 안정을 위한 적지 않은 효과를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무기를 건네주고 식량과 에너지를 받아오는 것은 국내 정치에 큰 힘이 실릴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한미일 공조 강화와 이에 따른 북-러의 밀착은 안보 리스크를 키울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우리 편이 늘어났는데 안보리스크가 왜 늘어나느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신모 전문기자는 “외교 이론 중에 동맹의 딜레마라는게 있고 이는 방기와 연루의 리스크로 설명된다. 우리 편이 늘어나면 우리 편의 적이 이제는 나의 적이 되기 때문에 안보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북-러 밀착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0월 중 발사 예정된 북한의 정찰위성입니다. 계속 실패했던 정찰위성이 성공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지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신모 전문기자는 “북-러 밀착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을 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설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