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지 1년이 되는 날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북·러 협력 의지를 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쇼이구 서기를 접견해 “친선적이며 신뢰적인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누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 1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는 북·러 간 전략대화를 계속 심화하고 상호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가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활력 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앞으로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정신에 맞게 러시아와의 협력과 협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서기를 접견한 장소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방 구조 등으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이 석 달 전 방북 당시 머문 금수산영빈관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13일 저녁 쇼이구 서기를 다시 만난 뒤 공항에서 환송했다. 북한 매체는 두 사람이 활주로에서 포옹하는 사진도 발행했다. 또 김 위원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은 벤츠 조수석에 쇼이구를 태우는 등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이었다.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 1주년에 맞춰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다음 정상회담이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와의 만남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인 쇼이구 서기는 크렘린궁이 국방부에 대한 부패 척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 5월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전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