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현동 국세청 차장을 신임 국세청장으로 내정하면서 1년 남짓한 외부청장 시대가 마감됐다. 또 지난해 1월 한상률 전 청장의 그림로비 파문에 따른 사퇴 이후 6개월가량 지속된 청장부재 사태, 외부 출신 인사의 청장 취임 등 이명박 정부 들어 우여곡절을 겪었던 국세청 조직이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이 내정자에게는 지난 1년간 전임 백용호 청장 때부터 시작된 국세청 개혁을 마무리하는 한편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 내정자는 경북 청도 출신으로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온 TK(대구·경북)인맥으로 분류된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파견 이후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을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일찌감치 청장감으로 꼽혀왔다.
그는 차장 재직 시절 국세청 개혁을 위해 외부에서 수혈된 백 전 청장을 보좌하는 한편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파문 등의 뒤처리를 맡으며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또 내부규율을 바로잡고 직원들이 개혁에 동참하도록 독려하는 데 앞장서왔다.
신임 국세청장에 이 차장이 내정된 것에 대해 직원들은 “조직 안정을 위해 잘된 인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1월 한 전 청장 사퇴 이후 6개월간의 청장공백 상태와 외부청장 재임 등 국세청의 과도기 상태가 이번 인사로 마무리된 셈”이라고 말했다.
백 전 청장 퇴임 이후 국세청 안팎에선 지난 1년간 국세청이 많은 변신을 거듭해왔지만 한 차례 더 외부의 수혈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면 국세청 내부에선 개혁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내부인사가 신임 청장에 발탁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청와대가 후자를 선택한 만큼 내부 출신인 이 내정자는 국세청 개혁을 완결짓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된 셈이다.
권력과 친밀도가 높은 이 내정자가 국세행정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엄정중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