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과 답변 중 마뜩지 않은 부분이 있다.”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국회 첫 등원 후 꺼낸 말이다. 예의 ‘새 정치’라고 하진 않았지만, 그 연장선에서 내놓은 첫 소감이자 평가다. 그의 첫 등원에 새누리당은 호기심이, 민주통합당은 경계심이 커 보였다.
안 의원이 국회 등원 첫날 가진 첫 공식 일정은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 면담이었다. 당초 그는 이날 오전 6시30분 7호선 수락산역에서 당선인사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를 취소하고 오전 9시쯤 국회를 찾았다. 송 의원을 그의 의원회관 방에서 20여분간 기다린 안 의원은 5분간 비공개로 만났다. 이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출입기자들에게 “열심히 하겠다”며 초선 의원 신고를 했다.
이어 안 의원은 의원 선서를 하기 위해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본회의장을 찾았다. 그는 “국회에 늦깎이로 등원한 안철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정치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과 보선 때 많이 사용했지만 ‘모호하다’는 논란이 있었던 ‘새 정치’라는 말은 이날 쓰지 않았다.
안 의원이 연단에서 인사를 한 뒤 퇴장할 때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우리에게도 인사를 하고 가야지”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안 의원은 멋쩍은 듯 돌아서서 의원들에게 인사한 뒤 자리로 돌아왔다.
이날 안 의원을 대하는 의원들의 태도는 여야가 사뭇 달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안 의원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등 스스럼없이 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김회선, 김진태, 정희수, 이재영 의원 등은 안 의원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같은 당 정의화, 박창식 의원은 아예 안 의원 옆자리에 착석해 각각 5분여간 이야기를 나눴다. 무소속 안 의원이 비교섭단체 쪽 좌석에 앉기 때문에 진보정의당 박원석, 서기호 의원과도 자연스레 인사를 했다. 지난 대선 때 후보로 인연을 맺은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겐 안 의원이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의원을 제외한 어떤 의원도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지 않았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 악수를 했다는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안 의원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수첩에 메모를 해가며 대정부 질문을 경청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정부질문과 답변 중 마뜩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안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경쟁했던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를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다.
4·24 재·보선에서 함께 당선된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 대한 헌신을 다짐했다. 김 의원은 “당에서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어떤 일이든지 잘하도록 해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당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