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후보자 지인이 야당 청문위원을 무시하는 느낌을 주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분당 땅투기 의혹 검증을 위해 11일 인사청문회에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 명예회장은 땅 투기 의혹을 묻는 야당 위원들의 질문에 느리고 무성의한 말투로 야당 위원들의 질문에 툭툭 던졌으며, 이따금 청문위원에게 ‘면박’을 주거나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결국 지난 매매 경위를 묻는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의 문답 과정에서 ‘사고’가 터졌다.
진 의원이 “(땅을 팔 때) 분할될 것인지 고지 받았냐“라고 묻자 강 명예회장은 “여보세요”라고 해 청문회장에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진 의원이 “재판은 처음이라 양해한다”고 말해 넘어갔다.
그러나 이후 ”(땅을 팔 때) 얼마로 계약했어요“라고 묻자 강 명예회장은 ”그걸 일일이 다 기억해야 됩니까. 아니, 의원님은 젊으니까 15년 전 일을 다 기억해도 제 나이 되면 기억 안 납니다“라고 답하자 진 의원은 “이번에는 그냥 못 넘어 간다”며 위원장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진 의원은 48세, 강 명예회장은 67세다.
급기야 한선교 청문특위 위원장이 ”힘을 쭉 빼고 툭툭 내뱉는 언어습관이 있는데, 이 자리에선 그러시면 안 돼요. 더 진지하고 정중한 자세로 답변해주십시오“라고 주의를 줬고, 강 명예회장도 ”죄송합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 정읍시가 지역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이 강 명예회장을 가리켜 ”정말 (이 후보자의) 친구가 맞는지, 돕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하자 그는 ”충청에서 (총리)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 분이 계속 (질문)하잖아요“라고 받아쳤다.
야당 의원들이 이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그는 ”보니까 다 호남 분 같은데“라고 굽히지 않는 듯하다가 ”그 말 취소하세요“라고 유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기가 무섭게 ”취소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해 좌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