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22일 새벽 서거했다. 향년 88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22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고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밝혔다. 서거 당시 김 전 대통령 옆에는 차남 현철씨 등 가족이 자리해 임종했으나 부인 손명순 여사는 곁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김 전 대통령은 올해 88세로, 고령인 데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종종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왔으며, 그때마다 며칠씩 입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자마자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오랜 세월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온 정치인들도 ‘민주화의 거목’이었던 그를 추모했다. 22일 오후까지 나온 추모 목소리들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깊은 애도”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 만찬 행사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바로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회의를 마친 뒤 23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며, 국내 도착 이후 적절한 시점에 빈소를 직접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저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오전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저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고인 가는 길에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 우리 모두가 상주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실질적으로 이루신 정치 지도자였다”며 “그는 최초의 문민정부를 여신 대통령이었고 대통령 재임 중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저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입니다. 고인 가시는 길에 정성 다해 모시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이 “상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상주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다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을 하기도 했다. 고인에게 절을 할 때도 한숨을 여러번 쉬며 울음을 참기도 했다.
김 대표는 ‘상도동계의 적자(嫡子)’로 통한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4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결성한 조직인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사단법인 회장(2005년)과 동지회 공동대표(2001년)를 지냈으며,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다음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을 찾아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 대표 “민주화역사 만든 큰 별···민주주의 정신 계승”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합동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김 전 대통령이 떠나신 것이 너무 아쉽다”며 이같이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더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드신 아주 큰 별이셨다.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며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하나회 척결로 문민정치를 확립하고 금융실명제로 경제 정의를 세우고 공직자재산 등록 신고로 공직문화에 또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셨다. 이런 업적들은 길이길이 역사 속에서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유족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전했느냐’는 질문에 “온 국민이 함께 비통하면서 애도한다는 마음들 전해드렸다”며 “우리 당이 이번에 민주당 창당 60주년 기념 행사를 하면서도 고인께서 역사 속에서 남긴 민주화 운동의 발자취를 함께 잘 기록했으며, (앞으로도) 계승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과감한 개혁 이룩했던 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온갖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투명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과감한 개혁을 이룩하신 분”이라며 애도했다.
반 사무총장은 21일(미국 현지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직후 발표한 ‘조문 메시지’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께서 서거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슬픔을 금치 못하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께 가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민주화 운동과 대통령 재임기간 개혁 노력을 평가한 뒤 “고인의 이런 평생의 업적은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재임기인 1996∼1997년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미력이나마 보좌하면서 많은 가르치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저의 공직 생활에 큰 밑거름이 됐다”면서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하고,고이 영면하시기를 기원드린다”고 밝혔다.
■이희호 여사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이 여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남편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투쟁했다”며 “우리 국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며 “손명순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김대중평화센터 윤철구 사무총장으로부터 서거 소식을 보고받았으며, 빈소가 최종 확정되는대로 23일 직접 조문할 예정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 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협력과 경쟁을 통해 이 나라 민주주의와 민주화를 위해 기여를 했고 대통령으로서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등 큰 족적을 남기셨다”며 “우리 후배들은 두 분이 국가에 바친 민주화 투쟁 등 여러가지를 귀감으로 삼아 나라발전과 통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양숙 여사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과 문민정부 출범을 통해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라며 명복을 빌었다.
재단법인 아름다운봉하 이사장인 권 여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손명숙 여사와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1988년 총선 때 김 전 대통령의 발탁에 의해 정치권에 입문한 것을 감안한 듯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분”이라고 짧게 회고했다.
■김종필 전 총리 “회자정리”
한국 현대 정치사를 상징하는 ’3김(金)‘의 한명인 김종필 전 총리는 22일 서거한 ’정적이자 동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전에 조용히 국화 한 송이를 바쳤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8시50분 서울대병원 빈소를 휠체어를 탄 채 찾아 국화 한 송이를 들고 10초 정도 눈을 감았고, 양손 깍지를 끼고 묵념을 올렸다.
김 전 대통령의 집권에 다리를 놓은 지난 1990년 1월 ’3당 합당‘의 파트너였던 김 전 총리는 빈소에서 한 시간 가량 머물며 김 전 대통령과 보낸 지난 60년 정치사를 떠올리며 심심한 애도를 표했다.
김 전 총리는 조문을 마친 후 내빈실에서 영욕의 과거를 함께 한 인물들과 김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 씨, 또 상도동계로서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과 현대사의 굵직했던 장면들을 얘기하며 때론 웃음으로, 때론 울음으로 과거를 회고했다.
김 전 총리는 현철 씨에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 잊히지 않는 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였다“면서 ”당신의 신념대로 움직이는데 어떤 것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못하고,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 게 생각이 난다“고 회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
전두환 전 대통령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근래 언론 보도를 통해 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 애도를 표한다”고 위로했다.
전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문민정부 재임시절 주도한 역사 바로세우기 드라이브와 5·18 특별법 제정으로 ‘12·12’와 ‘5·18’에 대한 책임을 추궁받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악연’이 있다.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어이구···어이구···” 오열만
‘상도동계 1세대’로 불리는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22일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오열하며 고인을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검은 상복 차림의 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했고, 장례식장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주변의 부축으로 가까스로 울음을 삼키면서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YS의 빈소로 이어지는 복도를 힘겹게 걸어들어왔다.
빈소로 들어온 최 전 장관은 빈소에 놓인 YS의 영정사진을 보고 끝내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어이구…어이구…”를 반복하며 흐느껴 울었다.
최 전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은 부인 원영일 여사는 “(최 전 의원이) 충격을 받아서 걸음을 못 걷는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최 전 장관은 빈소에서 YS의 서거에 큰 충격을 받고 애통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회환과 슬픔이 담긴 듯한 격정적인 말들을 쏟아냈고, 원 여사가 “이러다 오늘 쓰러진다”면서 말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최 전 장관은 주위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빈소 안에 마련된 내실로 들어가 YS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따로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다.
최 전 장관은 고 김동영 의원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시절 ‘좌(左)형우 우(右)동영’이라 불리며 김 전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한 민주화 동지였고, 민주당 사무총장, 내무장관 등을 지내며 사실상 문민정부의 ‘2인자’로 지냈다.
최 전 장관은 1996년 총선에서 6선 고지를 밟으며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해 1997년 여당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당시 이회창 고문과 힘겨루기를 하다 갑작스러운 중풍으로 쓰러졌고 지금까지 정치 일선에 물러선 상태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불운의 정치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박광태 민추협 회장 “민주화의 쌍벽 YS·DJ 그립다”
사단법인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공동회장인 박광태 전 광주시장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화를 이뤄낸 지도자로서 공(功)과 정신은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은 “한국 사회가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민주화, 산업화를 이뤄 통일로 가는 길을 닦은 것은 김대중, 김영삼 두 전 대통령의 공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추협 회원들은 “두 분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이) 지금도 그립다. 두 분이 없었으면 민주화가 이뤄졌겠느냐”며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민주화의 쌍벽’으로 DJ와 YS를 정의한 그는 민추협 노동국장 시절 자신이 겪은 결재방식을 놓고 두 전 대통령을 비교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밑줄을 치며 꼼꼼하게 서류를 읽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결재서류를 들고 가면 “뭐꼬”라고 먼저 묻는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은 “(내가)‘이건 이렇다’하고 설명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알았다. 잘해라’하고 서명하곤 했다”며 “아랫사람에게 믿고 맡기는 성격이었다”고 회고했다.
1989년 당시 야당인 신민당이 추진한 ‘직선제 개헌 1000만명 서명운동’때도 DJ는 100만명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YS는 “누가 그걸 세겠느냐”며 1000만명을 주장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라고 그는 전했다.
민추협은 1984년 5월 18일 동교동·상도동계 등 구 야권 재야정치인들이 조직한 단체다.
1987년 대통령 선거 전 양 김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동교동계가 평화민주당을 창당하면서 해체됐다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단법인 형태로 부활했다.
박 전 시장은 “과거에는 조직, 직원들 모두 동교동과 상도동계가 반반씩 나눴다”며 “지금도 동교동계에서는 내가, 상도동계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민추협 활동을 하는 김장곤 전 의원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애도를 표했다.
김 전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비마다 애국심과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헌신하신 분”이라며 “쾌유를 바랐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도동을 방문하면 커피포트를 직접 눌러서 커피 한 잔씩 따라주고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면 넥타이를 보고 ‘색깔이 이쁘다’며 친근감을 느끼게 했던 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자주 뵙자고 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 병원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유족과 만나 “서울대 병원에 계실 때 병문안을 갔었는데 그때 꼭 완쾌해서 전직 대통령끼리 자주 뵙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면서 “오늘 퇴원 못하고 돌아가셔서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나셨다”고 위로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1월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이 다시 악화돼 입원한 서울대 병원에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알아보고는 고맙다고 했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같이 이뤘다고 자랑했었는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 큰 축이 사라졌다”고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히는 금융실명제를 거론하며 “일본 정상들을 만나면 자기들은 하려고 하지만 아직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남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선진 민주주의, 선진 산업화를 잘 이뤄나가는 게 아마 김 전 대통령이 꿈꾸던 것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장례 절차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 대선 판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 약 15분가량 머물렀으며, 조문에는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박정하 전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보고받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족에게 위로를 드린다”면서 “그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민국 민주화를 주도한 역사적 인물로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를 이끈 지도자로서 군정을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세웠다”면서 “취임 후에는 여러 개혁적 조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한층 심화시키고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으로 정부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원로였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늘 용기를 주신 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시대의 영웅 잃은 슬픔을 무엇에 비견하리”
정의화 국회의장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시대의 영웅을 잃었다”면서 깊이 애도했다.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정 의장은 이날 현지에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나라 민주화의 최선봉장이었던 이 시대의 영웅을 잃은 슬픔을 무엇에 비견하리오”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그토록 염원하던 남북통일을 못보시고 떠남이 참으로 슬프다”며 “천상에서 영면하시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