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죽여버려” 친박 윤상현 발언 공개

김진우·유정인·박순봉 기자

윤 “흥분상태서 실언”…김 대표 측 “용납 못 할 망동”

새누리, 9일 2차 공천…이한구는 전략공천 공식화

영남 중진 희생양 ‘논개 작전’ 주목, 유승민이 가늠자

새누리당의 친박계 ‘현역 의원 살생부’ 논란이 ‘김무성 대표 공천배제’ 기획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현역 의원 물갈이’ 폭풍이 임박한 와중에, 친박계의 직접적인 ‘김 대표 저격’까지 터져나와 계파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채널A는 8일 친박계 핵심 의원이 제3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무성을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비박계) 다 죽여”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려라고 한 거야”라고 말한 녹취자료를 공개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차 경선 명단’ 발표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차 경선 명단’ 발표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이는 살생부 파문이 퍼진 지난달 27일 오후 통화로 확인됐다. 김 대표와 비박계의 ‘공천탈락’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어 친박계가 비박계의 공천학살을 기획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대표가 ‘소문을 전한 것뿐’이라고 진화한 친박계의 ‘현역 의원 살생부설’ 진위 논란도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논란이 번지자 통화 당사자인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있지도 않은 일(살생부)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진화에도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총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해당행위”라며 “윤상현 의원은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 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일벌백계의 의지와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최근 공식 회의 석상에서 침묵 중인 김 대표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이 위원장이 우선·단수추천을 통한 사실상의 전략공천 길을 뚫으면서,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상향식 공천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형국이다.

당 일각에선 김 대표가 30시간 안에 ‘항복 선언’을 한다는 ‘30시간의 법칙’도 회자됐다. 친박계의 직접적 ‘저격’이 공개된 데 더해 추후 공천 과정에서도 현역 의원 컷오프나 단수추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로선 ‘30시간의 법칙’을 이어갈지 기로에 선 셈이다.

공천관리위의 ‘2차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당내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선 각종 설(說)이 난무한다. 우선 대대적인 중진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급확산되고 있다.

이 위원장도 ‘물갈이’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이날 “국가위기에 대처하거나 예방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지금 현역 중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컷오프 명단에는 영남권 중진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1차 공천에서 김태환 의원(3선·경북 구미을)이 탈락했다. 비박계 3선이자 당내 최고령인 강길부 의원(74·울산 울주)이 포함됐다는 소문도 나온다. 친박계 중진을 희생양 삼아 비박계를 솎아내는 친박계의 ‘논개 작전’ 시나리오가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형국이다.

문제는 물갈이 방향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친박계의 ‘논개 작전’대로 갈 경우 갈등이 폭발해 수도권 등 전체 선거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언급한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물갈이에 포함되느냐가 핵심 뇌관이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거침없는 칼날이 대구·경북 ‘진박’ 후보들에게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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