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2018 지방선거

조미덥·이지선·이효상 기자
별들의 전쟁, 2018 지방선거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별들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여야 대선 잠룡들이 벌써부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 대선 이후 첫 전국 선거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무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은 국정 동력 발판으로, 야권은 대여 견제 주도권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 여야가 ‘대표 선수’를 전면에 세우며 총력전을 벼르는 까닭이다.

■서울시장 선거, ‘대선 2라운드’

대선 잠룡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서울시장’이다. 여야 대표 정치인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밑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현역인 박원순 시장은 최근 3선 도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1일 “여의도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서울시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개혁을 완수하자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와 박영선·이인영·민병두 의원도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된다.




■야당도 간판급 정치인 맞불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홍 대표는 경남도 지사가 되기 전 서울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직접 선수로 나서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차출설도 거론된다. 보수 진영을 규합할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에선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한국당과 일합을 겨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혜훈 당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차출론’에 선을 긋는 목소리가 많아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길 잃은 보수 적통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수진영에선 본인 뜻과 무관하게 홍정욱 전 의원 출마설도 제기된다.

국민의당에선 지난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설이 식지 않고 있다. ‘제보조작 사건’의 검찰 수사결과로 한숨 돌린 만큼 한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안 전 대표 차출설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경기지사 맞상대는 누구

경기지사엔 민주당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상록갑)의 도전이 예상된다. 지난 대선 당 경선 후보였던이 시장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다 최근 경기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친 안민석 의원(4선)과 최근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최재성 전 의원 이름도 오르내린다.

한국당에선 중진 의원들이 경기지사 후보군에 들어 있다. 5선으로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심재철(안양 동안을)·원유철(경기 평택갑)·홍문종(의정부을·4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바른정당 소속 현역 남경필 지사는 연임을 통해 차기 대선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김부겸·김영춘 장관 영남권 동시 출격?

비수도권에선 대구 출신 4선 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대구 수성갑)이 본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대구시장 주자로 꾸준히 거론된다. 대구일보·모노리서치가 지난 20~22일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27.2%의 지지를 얻어 권영진 현 시장(23.3%)에 오차범위(95%에 표본오차 ±2.4%포인트) 신승이지만 1위를 차지했다.

부산 출신 3선 의원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부산진갑)은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당에선 서병수 현 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도 최근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재선 의지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부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2018년 지방선거 의미

지방선거에 각 당 간판급 정치인들이 총출동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광역단체장이 대권 지름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은 시·도를 이끌며 리더십과 행정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중간 평가 무대라는 성격도 띠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임기 중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보수 야당은 국정농단 사건 후 흩아진 지지 기반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견제세력 위상을 확보할 기회다. 보수 재편 주도권을 두고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패배에 ‘제보 조작 사건’까지 겹쳐 창당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은 지방선거를 거치며 당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의당은 진보적 대중정당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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