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8년 11월17일 금강산 찾아 꿈같은 ‘2박3일’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히 따뜻해지면서 금강산 여행도 곧 재개될 듯 합니다. 20년 전 경향신문엔 <금강산 찾아 꿈같은 ‘2박3일’>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요. 당시 기준으로 반세기만에 재개된 금강산 관광 시험운행을 다녀온 관광객 8명의 여행 후기 등을 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관광객 8명은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 여행을 다녀온 뒤 1998년 11월16일 오전 강원 동해항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현대금강호는 18일 오후에는 승객 978명을 태우고 본격적인 금강산 여행을 위해 출항할 예정이었습니다.
8인의 선발대는 대부분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전했습니다. 구룡폭포코스를 다녀온 송연식씨는 “금강산은 필설로 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웠다”고 했습니다. 다만 “편도 4㎞의 구룡폭포 등산길 주변 바위에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글씨가 많이 새겨져 있었으며 어떤 것은 깊이가 1m나 되는 것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강구현 현대건설 이사는 “장전항을 떠날 때 북측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관광 즐거우셨습니까’ ‘다음에 또 오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우리와 체제가 다를 뿐 같은 민족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이렇게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격당하면서 중단되었는데요. 새롭게 시작되는 금강산 관광의 역사에는 이런 비극은 기록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11월17일 나경원 ‘여교사 비하’ 논란 확산
10년 전 경향신문에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 비하 발언’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나 의원은 지금은 한나라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지요. 나 의원은 2008년 11월11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경남 여성지도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성 의원임에도 여성 교사들에 대해서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발언을 한 것인데요. 당시 전교조는 나 의원에게 “외모 차별을 부추기고 이혼가정을 비정상적이라 차별하며 한 부모 가정을 차별한 발언을 해 놓고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교사의 자질과 소양을 외모와 혼인 관계, 자식의 유무로 판단한 나 의원이 집권여당의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제6정책조정위원장이라는 사실이 더욱 개탄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유선진당은 논평에서 “나 의원의 발언은 분명 여교사들에 대한 성적 모독이자,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정면으로 능멸하는 처사”라고 했습니다. 나 의원은 당시 “교원평가제에 대한 설명을 하던 중 교사에 대한 처우가 좋고, 우수한 이들이 교사가 된다는 말을 하다가 시중의 우스개 얘기를 전했을 뿐”이라며 “여교사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치인은 말로 살고 말로 죽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말이 기록에 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 의원이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인식을 갖고 계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