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청년정치 조직 ‘영 유니온’은 청년 유치원

허남설 기자

기민당·기사당 연합 12만명

지도부 자체 선출, 독자 목소리

“정치는 원래 많은 돈 안 들어”

‘정치 50%, 놀이 50%.’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내 연합 청년정치 조직인 ‘영 유니온(JUNGE UNION)’의 표어다. 영 유니온은 학교와 지역에서 정치를 즐기면서 배우도록 유도한다. 스스로를 ‘청년 유치원’이라고 부른다. 10대 때부터 정치를 체득한 이들에겐 청년정치와 기성정치 사이의 벽이 없다. ‘베를린 장벽’을 허문 ‘통일 재상’ 헬무트 콜 전 총리도 영 유니온 출신이다.

지난달 기민당 싱크탱크인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한국사무소 주최로 독일에서 영 유니온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청년정치인 김용식·정원석 당협위원장에게 독일 청년정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영 유니온은 14~35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다. 전국 지역조직 466개, 회원 12만명이다. 자체 지도부를 선출하고 독자적 목소리를 낸다. 최근 기민당 당수인 메르켈의 후계자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에게 선거 패배 책임을 물으며 노선 혁신을 촉구 했다.

영 유니온의 신념은 “민주주의는 배울 수 있으며, 배워야만 한다”는 것이다. 정치 교육을 중시한다. 다만 엄숙하지 않게 배우도록 한다. 김용식 위원장은 “어린 친구들이 정치 행사장에서 스스로 만든 커피와 음료를 팔며 자유롭게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교육 프로그램도 중앙정치에 참여하는 과정으로 짜여 있다. 김나지움(독일의 중등학교)부터 문제의식을 발굴해 토론하고, 그 결과를 지도부에 전달할 경로가 트여 있다. 난민 문제 등 국가 단위 정책에 대한 고민도 공유한다.

정계에 입문하면 정치 자금을 지원한다. 미래를 준비하기에 이런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정원석 위원장은 “‘언제부터 돈이 안 드는 제도가 안착됐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원래 그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교육은 한 정치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공정한 공천도 뒷받침한다. 한 정치인이 성장하는 과정을 정당이 축적하기 때문이다. 선출직에 진출하지 않고 지역 활동만 해도 정당의 자산이 된다. 정당 차원에서 키운 세대가 다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아데나워 재단 이혜경 연구위원은 “오랜 시간 정치를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문화가 영 유니온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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