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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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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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씨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씨는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 6900만원 대상에 자신이 선정된 것을 특혜 아니냐는 야당 일각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특혜는 당연히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제 지원서류는 물론이고 점수와 등수, 면접 회의록까지 무책임하게 언론에 공개한 일은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한 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김창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씨는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 6900만원 대상에 자신이 선정된 것을 특혜 아니냐는 야당 일각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특혜는 당연히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제 지원서류는 물론이고 점수와 등수, 면접 회의록까지 무책임하게 언론에 공개한 일은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한 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김창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씨(38)는 2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가족을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문씨는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지원금 6900만원 대상에 자신이 선정된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38)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벌여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그는 “예상했지만 논란을 감수할 만큼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지원금이었다”며 “선정 자체가 큰 실적이자 영예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지원금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 없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음은 문준용씨와 일문일답이다.

문준용씨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과 배현진 최고위원이 “2차 면접에서 ‘문준용입니다’라고 밝힌 것이 특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한 주장에 대해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를 해달라고 먼저 이야기했다”며 “자기 소개 첫 마디가 이름인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제가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다”며 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문준용씨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과 배현진 최고위원이 “2차 면접에서 ‘문준용입니다’라고 밝힌 것이 특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한 주장에 대해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를 해달라고 먼저 이야기했다”며 “자기 소개 첫 마디가 이름인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제가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다”며 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내가 선정되면 공개 검증 뻔한데
특혜는 당연히 있을 수 없어
곽 의원이 내 개인정보 유출 부당

- 문예위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 대상에 선정된 것과 관련해 특혜 의혹 논란이 일었어요.

“특혜는 당연히 없었어요. 제게 특혜를 줬다고 하면 심사위원들은 뭐가 되겠습니까? 제가 아는 한 미술 심사위원들은 그런 분들이 아니에요. 또 심사위원이 여럿이면 정치성향도 제각각일텐데 공통된 평가가 나오겠습니까? 제가 지원금 대상에 선정되면 공개 검증될 거란 것은 피감 기관인 문예위의 담당자들도 당연히 예상했을 거예요. 특혜가 있을 수 없다는 방증이죠. 하지만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제 지원서류는 물론 점수와 등수, 면접 회의록까지 개인정보임에도 무책임하게 언론에 공개한 일은 부당한 일입니다.”

- 곽 의원과 배 최고위원은 2차 면접에서 “문준용입니다”라고 밝힌 것이 특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웃음) 이름 말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녹취록을 보니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신청한 사업 설명 부탁드립니다’라고 먼저 이야기했어요. 자기 소개 첫 마디가 이름인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 특혜는 아니지만 대통령 아들이면 가난한 다른 예술가들에게 지원금을 양보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어요.

“예술지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지원금도 있지만, 문예위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은 그런 게 아니에요.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성격이어서 어렵다고 뽑힐 수가 없어요. 지원금이라는 단어 때문에 일부의 오해가 있어 미술 작가들은 제작비라는 용어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전적으로도 지원금은 지지하여 돕기 위하여 주는 돈이에요.”

-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을 받았을 때도 갑론을박이 있었어요.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면 내년 대선 전까지는 손해를 보더라도 지원신청을 안 할 순 없었을까요.

“지금도 제가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아요.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청할 가치가 없는 것, 예를들면 액수가 적다든지, 중요도가 낮다던지 하는 지원금은 포기해왔어요. 특히 형편이 어려운 분을 돕는 지원금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했고요. 중요한 사실은 지금 이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은 한 가지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답답해요.”

- 그게 뭔데요.

“미술작가의 지원금 신청은 프로 대회가 없는 운동 종목의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같아요. 공공이 주관하는 대회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은 거기에 나가 수상하는 게 유일한 실적이에요. 제가 하는 작업은 미디어 아트 중에서도 실험예술이에요. 주로 국공립미술관에서 제작비를 받거나 이번과 같은 지원금을 받아서 작품을 제작하죠. 신청할 때 작품계획서를 제출해 다른 작가들의 그것과 비교, 평가받기 때문에 선정 자체가 중요한 실적이 돼요. 운동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받는 것과 같아요.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거예요. 지원금을 제작비로 사용했다는 것도 증빙하게 돼 있고요.”

문준용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은 가난한 작가를 위한 지원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성격이어서 어렵다고 뽑힐 수가 없다”며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일종의 큰 경연대회이고 여기서 선정된 것은 작가로서 큰 실적이자 영예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길 기자

문준용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은 가난한 작가를 위한 지원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성격이어서 어렵다고 뽑힐 수가 없다”며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일종의 큰 경연대회이고 여기서 선정된 것은 작가로서 큰 실적이자 영예로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길 기자

논란 예상했지만 가치 커 신청
선정되면 작가들에겐 큰 실적
국감 출두? 근거 없어 못 부를 것

- 지원금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야권의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을 예상했습니까.

“예상했지만, 논란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신청한 겁니다. 이번 건은 올해 우리나라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예정된 일종의 경연대회 중 지원금뿐 아니라 전시 등 모든 것을 통틀어 지원금 규모가 가장 컸어요. 모든 미디어 작가들, 특히 실험예술 작가들이 신청했다고 보면 돼요. 그러니 그들과 경쟁해 선정되면 제게 얼마나 큰 실적이고 영예로운 일이겠습니까? 운동 선수로 비유하자면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우승한 것과 같은데….”

- 선정된 사실을 지난 18일에 SNS를 통해 직접 알린 이유는 뭔가요.

“다른 곳을 통해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먼저 알려지면 정치인들이 어떻게 악용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먼저 알렸어요.”

-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배현진 최고위원과 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는 이유는 뭔가요.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의혹 제기나 보도가 가십 수준이니 저도 가십 수준으로 대응하는 거예요.”

- 배 최고위원은 문준용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엄포를 놓던데, 나갈 건가요.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오라면 나가야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과연 저쪽에서 저를 증인으로 불러내는 데 성공하겠습니까? 저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 봐요. 국감 증인으로 부르려면 특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저들은 근거 제시에 완전히 실패하고 있거든요. 저들이 주장하는 유일한 근거는 제가 대통령 아들이라는 거예요. 배현진 의원이 저를 어떻게든 불러내려 하겠지만, 이런 식이면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 지원금 건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나요.

“대통령이 아들에게 지원금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지원금은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필수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고 배경설명을 드렸잖습니까? 그럼에도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께는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강요하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대통령의 아들이어서 작가 문준용이 입는 피해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더니)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어요. 좋은 점은 지금 정치인들의 저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실패해 정치적 효과는 없는 반면, 오히려 작가로서의 제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는 점이죠. 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선정 이유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력 때문임이 알려지고 있으니까요. 불편한 점은 이런 언론 인터뷰와 SNS를 하느라 작업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이고요(웃음).”

문준용씨는 “대통령이 아들에게 지원금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께는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강요하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문준용씨는 “대통령이 아들에게 지원금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치집단의 유불리를 위해 어느 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게 얼마나 끔찍한 말인지 다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께는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강요하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대통령 가족을 근거도 없이
정치에 악용하는 정치인들
의혹이 사실 아닐 땐 나몰라라해

- 제보가 조작됐음이 밝혀지긴 했지만 문준용씨에 대한 2006년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으로 2017년과 2018년에도 정치권 공방이 있었죠. 왜 이런 공방들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정치인들이 아무 근거 없이 대통령의 가족을 정치에 악용하는 거죠.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의혹을 제기한 국회의원은 필요한 자료를 입수하고 검증도 할 텐데, 왜 의혹에 대한 근거를 발견할 수 없을 때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침묵하느냐는 거예요.”

- 심재철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지난 대선 당시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한 야당의원들을 상대로 2017년 제기한 민사소송은 어떻게 됐습니까(문씨는 심 전 의원과 하 의원 등을 상대로 각각 8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들과 바른미래당 등을 상대로도 총 2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랫동안 진행이 잘 안 되고 있어요. 검찰이 관련 검찰조사기록 공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검찰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동생 다혜씨는 아들 서모 군에 대해 특혜 진료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의원을 지난 1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건 저도 모릅니다.”

- 대통령 자녀로 사는 게 참 피곤한 일이겠습니다.

“재밌어요. 즐겁게 받아들이려 합니다.”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문준용씨는 2011년 작품 ‘어그멘티드 쉐도우(Augmented Shadow)’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초대되는 등 미디어 아트계에서 유명한 해외 미술관에서 15회 전시를 했다. 2019년에는 ‘헬로, 섀도!(Hello, Shadow!)’라는 작품으로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미디어아트 미술관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주관하는 스타츠상(STARTS prize)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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