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경찰 사칭, 나이 든 기자 출신들에겐 흔한 일"

탁지영 기자
강민정, 김의겸(오른쪽)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작성한 논문에 무단 발췌, 참고문헌 표기 문제 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민정, 김의겸(오른쪽)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작성한 논문에 무단 발췌, 참고문헌 표기 문제 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MBC 기자들이 경찰을 사칭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인 김건희씨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한 논란과 관련해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경찰 사칭이)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이다.

김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MBC 기자를 고발했던데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 나이 또래에선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기자의) 전화번호가 뜨니까 상대방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 경비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서 무한 검증받겠다고 호언장담한 것 아니냐”며 고발 조치는 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이 흘렀으니 기준과 잣대가 달라졌고, (경찰 사칭이) 잘못한 건 맞다”며 “그런데 이제 겨우 검증 시작인데 (윤 전 총장은) 벌써부터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건가. 아니면 벌써부터 겁을 먹은 건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건희씨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이 논문을 근거로 해서 박사학위를 받지 않았냐”라며 “박사 학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조사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김건희씨 박사 논문) 표절율이 일반적으로 표절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의 서너 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또 “그나마 베낀 것도 논문 등이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 기사나 언론사의 기사 내용을 갖다가 짜깁기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10일 김건희씨 논문 의혹 취재를 하면서 경찰을 사칭한 혐의로 MBC 기자 2명 등을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MBC 기자들은 김건희씨 논문 지도 교수를 찾다가 과거 주소지 앞에 주차된 차량 주인과 통화하면서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같은날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취재진 2명을 업무 배제하고 책임을 묻기로 했다”며 “피해를 본 차량 주인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과거 MBC는 채널A의 취재윤리 위반행위를 단독보도한 바 있고, 여권 역시 이를 강하게 질타했었다”며 “그런데 이번 MBC의 취재윤리 위반행위에는 유독 대응이 다르다. 취재윤리 위반행위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나”라고 밝혔다. MBC는 지난해 3월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취재원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채널A 기자의 취재 내용을 보면) 거래 음모적 언어가 들어있어서 ‘정상적인 취재는 아니구나’하는 느낌을 받게 했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취재윤리 위반행위까지 옹호하는 것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일선 기자들을 모욕하는 행동”이라며 “일선 기자들에게 사과하고, 사법당국은 언론윤리 확립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를 엄정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18년 1월부터 청와대 대변인을 하다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상가 투기 의혹이 일면서 2019년 3월 사임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4번)로 출마했지만 열린민주당이 총선에서 3석만 확보해 당선되지 못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 이를 승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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