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면론 오해와 비난에 홀로 소리 내 울어”읽음

정용인 기자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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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책에서 밝힌 후보자 X파일은] 형제자매·외아들 사생활 검증국면엔 복병 될 수도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그 일로 저는 아프게 배웠어요. 제 생각이 무엇이든, 거론의 시기와 방법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낙연 민주당 경선후보가 문형렬 작가와 펴낸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에서 언급한 사면론 제기에 대한 반성이다. 사면론은 한때 40%가 넘었던 ‘이낙연 대세론’을 꺼뜨린 결정적인 패착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가 삭여야 했던 마음의 고통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책에는 짧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1문1답도 실려 있는데, “최근 혼자 소리 내 울었던 때는?”이라는 질문에 “지난 1월, 오해와 비난을 받았을 때”라고 답한다.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재명 지지성향을 보이고 있는 온라인커뮤니티들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여전히 ‘이낙연을 못 믿는 이유’로 이 사면론 문제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지지율이 회복되면서 3강 구도가 성립되자 당내 경쟁주자들도 다시 문제 삼을 태세다.

이어진 문답에서 이 후보와 문 작가는 영화화된 소설 <밀양>을 거론하며 소설의 주제인 용서와 구원을 거론한다. 문 작가가 “사면을 반대하고 비난한 많은 분의 정서도 소중하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용서도 빌지 않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하는 정서도 다 느낀다”고 답한다. 그는 “용서를 청하는 현실적 전제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현대사의 불행했던 시절을 마감하고 대승적이고 화쟁적인, 화해의 장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동성이 생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재집권하던 정권교체가 이뤄지던 차기정권에 두 전직 대통령 수감이라는 부담을 지워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두 전직 대통령이 반성한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대권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관련된 사생활은 언제든지 화(禍)를 불러올 수 있다. 이 후보의 외아들 동한씨는 지난해 2월 의학 관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로나는 코로 나온다 이런 말을 하려고 했는데”라고 발언한 게 뒤늦게 발견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사망자까지 나온 마당에 희화화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책에서 이 후보는 동한씨의 의대 진학에 ‘부모찬스’를 쓰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들이 직접 선택하고 삼수해 들어갔다. 신생아 때 결핵에 걸렸고, 대학 때 미국 어학연수를 가서 현지 병원에서 진단해보니 뇌하수체 종양에 걸리는 등 전신마취 수술을 여섯 번 한 경험에 몸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그게 의사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답한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오른 팔뚝은 누구 거고, 왼 팔뚝은 누구 거고. 평생에 신세진 사람들이 쭉 있거든요. 많이도 얻어먹고 살았죠. 그것도 부자한테 얻어먹으면 덜 미안한데 왜 꼭 저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그런 사람들만 찾아다니면서 얻어먹었는지.”

이 후보가 책에서 동생들에게 했다고 밝힌 말이다. 그의 아버지는 1991년에, 어머니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 후보는 7남매의 장남이다. 위로는 장녀 연순씨가 있다. 형제자매가 많은 것도 검증국면엔 복병이 될 수 있다. 당장 다섯째 동생인 계연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삼부토건과 관련 옵티머스 사건 연루의혹이 인터넷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책에서는 특히 대학 다닐 때와 사회초년 시절 신세진 친구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돼 있는데 검증국면을 넘어 만약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역시 권력을 이용한 보은(報恩)이 없을지 임기 내내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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