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법사위 여야 충돌···박범계 "수사체제 전환도 고려"

곽희양·유설희·탁지영 기자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칠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기문란” “총선개입” 사건으로 규정하며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의혹 제기를 ‘김대업 사건’에 빗대며 “여권의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감찰부가 빨리 진상조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제대로 된 규명이 부족할 경우 수사 체제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개회시간 30분이 지나서야 회의장에 출석하며 회의 소집에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주장했다. 박성준 의원은 “이 사건은 감찰을 뛰어넘어서 수사로 가야 한다”며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문제가 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뉴스버스에서 보도한 대로)텔레그램 방을 폭파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검찰청은 감찰 착수를 검토하기 위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은 “검찰총장 최측근 인사가 선거를 2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고발 사주를 했다. 이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은 “형식상 고발 사주이지만, 실질적으론 선거 개입이나 검찰권의 사유화”라고 말했다. 소병철 의원은 “시나리오가 성공했다면 ‘윤석열발 총선 개입 검풍 사건’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실체가 없는 의혹을 여당이 부풀리고 있다고 맞섰다. 권성동 의원은 해당 의혹을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김대업 사건’에 빗댔다. 권 의원은 “김대업씨의 조작으로 이회창 후보가 결국 낙선했다. 수사해보니 정치공작이었다”며 “(현재 이 의혹) 당사자들도 다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모든 게 의혹으로만 기재된 언론 보도 하나 가지고 현안(질의)놀이를 하는 완전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김웅 의원과의 전화통화를 왜곡 편집해 보도했다고 주장하며 “(보도 전체가)지라시, 날조, 공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이 관여한 정황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주혜 의원은 “손준성 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윤 전 총장이 사주한 것이라면,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수행실장이었던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문 대통령이 사주했다는 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현안질의에 출석한 박 장관은 “대검 감찰부는 진상조사에 일정한 시점을 정해놓고 빠른 조사결과를 국민께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추후 진행 경과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감찰 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손준성 검사의 당시 직책인)수사정보정책관은 과거 범정(범죄정보과)을 포함해 검찰총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윤 전 총장이 손준성 검사를 대단히 가깝게 활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은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음에도 어떻게든 의혹을 부풀리려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원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해당 의혹의 고발장에 피고발자로 기재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발언권 회피를 요구했다. 이에 최 의원은 발언권 포기 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을 떠나면서 “윤(석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윤한홍 간사나 권성동·장제원 위원도 이해당사자”라고 지적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