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상승세가 달갑지 않은 이재명···‘반개혁’ 몰아붙인 이낙연엔 '호재'?

박광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부터)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강원지역 순회경선에서 투표 결과를 들은 뒤 연설회장을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부터)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강원지역 순회경선에서 투표 결과를 들은 뒤 연설회장을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상승세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양강 구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국면에서 이 지사쪽 개혁 성향 지지층을 흡수하며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려는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대립한 추 전 장관의 선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지난 4~5일 충청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6.81%로 4위였다가 지난 11~12일 대구·경북·강원 경선과 국민·일반당원 투표를 거쳐 11.67%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충청권 경선에서 54.72%로 대세론을 형성한 이 지사는 이후 경선에서 다소 주춤하며 51.09%로 과반에 턱걸이했다.

추 전 장관 상승세와 이 지사 주춤세는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초반 ‘명·추 연대’로 불린 두 사람의 지지 기반을 보면 개혁 성향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지자들은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모두 ‘강하게 개혁할 사람’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장관 시절 대립한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상대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 지사의 개혁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 캠프의 핵심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고발 사주 의혹을 보며 우리 지지자들이 ‘추미애가 옳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초반 대세론 형성이 추 전 장관 상승세에 기여했다는 시각도 있다. 개혁 지지층이 초반에는 윤 전 총장과 이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도록 이 지사를 ‘확실한 1위 만들기’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지사가 안정적 1위를 확보했기에 추 전 장관을 찍을 여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심정적으로 추 전 장관을 지지하지만 머리로는 이 지사를 찍던 지지자들이 추 전 장관에게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이 지사에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 최우선 목표인 ‘과반 득표 달성’을 위협할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은 과반 득표에 실패해 1·2위 후보간 결선투표로 가면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돼 본선에서 ‘원팀’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보려는 이 전 대표에게는 추 전 장관 상승세가 나쁘지 않다.

다만 추 전 장관 상승세가 최종적으로 이 지사에게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전 대표가 2위로 결선투표에 가더라도 추 전 장관 지지층이 이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에 소극적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이 전 대표를 ‘반개혁 세력’으로 비판해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결선투표로 간다면 추 전 장관 지지층의 60~70%가 이 지사를 찍을 것”이라며 “다만 결선투표를 없애는 게 목표인 이 지사 입장에서 추 전 장관의 최근 선전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개혁 지지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지사 캠프의 또다른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지지율을 합하면 63% 가량”이라며 “개혁을 바라는 표심이 이 정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지사의 과반 득표가 어려울 경우 개혁 지지층이 이 지사에 다시 힘을 실어주는 전략적 판단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