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수난시대···‘투스톤 대전’에 치이고, ‘고발 사주’ 의혹에 관심 뺏기고

박순봉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14일 국민의힘은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지만 주목도는 낮다. 경선 시작 전부터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인 ‘투스톤 대전’으로 경선판이 얼룩졌고, 갈등이 수습됐지만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에 관심을 빼앗겼다. 대선 경선이 연이어 터진 두 개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서 컨벤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왼쪽부터), 장기표, 최재형, 황교안, 안상수, 박찬주, 장성민, 박진, 홍준표, 윤석열, 하태경, 유승민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주 후보는 이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왼쪽부터), 장기표, 최재형, 황교안, 안상수, 박찬주, 장성민, 박진, 홍준표, 윤석열, 하태경, 유승민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주 후보는 이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15일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하고 11명의 후보 중 8명을 선발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가운데 진행되는 야권의 경선이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

대선 경선이 처음부터 이례적인 상황을 맞으며 이리저리 관심을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첫 관심을 빼앗아간 사건은 ‘투스톤 대전’이었다. 경선 시작 전부터 주자들 간 경쟁이 아닌 당대표와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 간 힘싸움이 경선판의 중심에 섰다. 윤 전 총장 입당 과정부터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입당 후에도 기싸움을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당의 공식 행사에 불참했고, 이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윤 전 총장은 곧 정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그 진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당의 경선 준비 과정이나 다른 주자들의 행보가 묻혀버리는 부작용도 나왔다.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출범하고 경선룰도 확정되면서 ‘투스톤 대전’은 일단락됐다. 애초 15명의 후보가 등록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첫 그림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으로 경선이 묻혀 버렸다. 국민의힘이 ‘박지원 게이트’라며 반격에 나섰고 여야가 프레임 싸움을 하는 동안 경선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자초한 그림이란 지적이 나온다. ‘투스톤 대전’은 본질적으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헤게모니 싸움이었다. 당내 주도권 투쟁으로 대선 전 최대 행사가 돼야 할 경선이 피해를 본 셈이다. ‘고발 사주’ 의혹 역시 언론 보도와 여권 공격이 촉발점이었지만, 야권도 프레임 싸움에 적극 응하면서 당내 경선 과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 과정에서 당내 대선 주자들의 비전 제시와 공약 경쟁이나 검증이 모두 묻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경선버스’ 출발 전 치열한 토론전 등을 예고했지만, 후보들 간 제대로 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개의 ‘블랙홀’ 모두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과 관련돼 있지만 아직까지 당심의 변화는 크지 않다. 특히 ‘고발 사주’ 의혹 보도 이후에도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는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제치며 약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한정해서 보면 윤 전 총장 지지가 여전히 높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윤 전 총장은 입당한 직후인 8월 첫주부터 가장 최근 조사(지난 11~12일 조사)까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과반의 지지를 계속 얻으며 부동의 1위 주자로 조사됐다. 지난 11~12일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56.3% 지지율을 보였다.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나온(지난 2일) 뒤 발표된 지난 6일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 52.7%를 얻었는데, 이후 조사에선 더 지지율이 높아진 것이다. 홍 의원 상승세 가운데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지탱하는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인 것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의혹이 제기될 경우 타격이 될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추가적으로 윤 전 총장이 의혹과 연루됐다는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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