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자들의 주말 미션 ‘약점을 줄여라’···교회 간 윤석열, TK 간 홍준표

박순봉·심진용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이 결정되고 처음 맞은 주말인 10일 주자들은 약점 보완에 집중했다. ‘무속 논란’에 시달렸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성경책을 들고 교회를 찾았다. 당심에선 열세인 홍준표 의원은 보수층이 많은 대구·경북(TK)에 머물렀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호남을 공략하며 확장성에 방점을 뒀다.

본격적인 본경선 일정에 앞서 주자들 간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처가를 “범죄 공동체”라고 공격했고, 윤 전 총장 측에선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라”며 반격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캠프에 경고를 하고, 홍 의원에게는 “우리는 깐부”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홍 의원이 “캠프 단속부터 하라”고 맞받아치면서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본당에서 예배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본당에서 예배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미션 ‘약점을 줄여라’

‘무속 논란’에 휩싸인 윤 전 총장은 본경선 진출 후 첫 공개 행선지로 이날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찾았다. 성경책을 든 채로 차에서 내렸고,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찬송가에 맞춰 박수를 쳤고, 예배 후에는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와 면담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린 시절 교회에서 찍은 사진도 올렸다. ‘석열이형 밥 세 공기씩 먹던 여름성경학교 시절’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무속 논란을 잠재우고 이탈 우려가 나오는 기독교계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주말 동안 TK를 찾아 ‘당심 잡기’에 주력했다. 전날엔 대구에 머물렀고, 이날은 경산, 영천, 경주, 포항 등 경북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경산 당협위원회에서 당원들과 만나서는 “TK에서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으나 미래먹거리 토대를 만든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뿐”이라며 TK신공항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탔지만 국민의힘 당원 지지층은 여전히 윤 전 총장에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TK에 힘을 쏟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이날 “원팀 정신으로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다”는 제목의 ‘공개 모집’ 보도자료를 냈다.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캠프에 합류한 현역 의원은 2명(조경태·하영제)뿐이다. 여전히 당내에서 입지가 약하다는 한계점을 의식한 행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호남을 찾았다. 자신의 중도적 이미지와 확장성을 강조한 지역 방문이다. 유 전 의원은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당 간담회에서 ‘이재명에 강한 후보’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탄핵’을 거론하며 “지나간 일은 서로 서로 이해하고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면서 “앞으로 내년 3월9일(대선일) 이재명과 맞붙어서 진짜 싸워서 이길 사람이 누구냐. 그거 하나만 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원 전 지사는 비공개로 재경호남 당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경북 경주시 당협위원회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경북 경주시 당협위원회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범죄 공동체” VS 윤 “깐부”…신경전은 더 치열

4강으로 압축되면서 주자들 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홍 의원의 윤 전 총장 견제는 더욱 거세졌고, 공개되지 않은 2차 경선 결과를 두고도 주자들 간 공방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처가에 제기된 의혹을 부각했다. 지난 9일 대구 동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 전 총장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거론하며 두 사람이 후보가 되면 “범죄 대선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윤 전 총장 처가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 수사중인 상황을 두고는 “범죄 공동체가 됐다”고도 비판했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을 모두 겨냥해 “그렇게 대통령이 돼 본들 국민이 범죄자 대통령을 따르겠느냐”고도 공격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 측에서도 거칠게 반응했다.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막말병은 고질”이라며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라”고 홍 의원을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올렸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범죄공동체’ 발언을 거론하며 “착잡하다.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우리에겐 공동의 목표가 있다. 우리가 한 팀이 되어 정권교체를 위해 뛰어야 될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최 수석부대변인의 논평에 대해선 경고 조치를 했다고도 밝혔다. 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진화에 나선 걸로 보인다. 하지만 홍 의원은 SNS에 “범죄 공동체라는 말에 윤석열 후보가 발끈했다”며 “캠프 단속부터 하라”고 맞받았다.

2차 경선 결과를 두고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이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순으로 경선 결과를 보도하고, 윤 전 총장 캠프의 김경진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의 ‘4% 승리’를 주장하자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홍 의원 캠프와 유 전 의원 캠프는 이날 모두 성명서를 내고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 및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홍 의원 캠프는 조경태 선거대책위원장 명의로 일부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특정 후보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보내 특정 캠프 소속 패널들의 출연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의원과 윤 전 총장 캠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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