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정치에 ‘성과와 한계’ 드러난 추미애···경선 이후 정치 행보는?읽음

박광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63)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득표율 9.01%로 3위를 기록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사회대개혁’을 기치로 검찰개혁 문제 등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개혁 지지층을 끌어모아 ‘팬덤 정치’의 저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개혁 일변도의 노선을 고수하며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추 전 장관은 경선 초반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지난달 지역순회 경선이 시작되고 야권 유력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지자 ‘윤석열 공격수’를 자임한 추 전 장관에게 반사이익이 쏠렸다. 한자릿수 중반에서 출발한 지지율이 1차 슈퍼위크에서 10%대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이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반등에 한계를 느끼고 경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 후반부로 갈수록 뒷심이 부족했다. 경선 이슈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전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경선 구도는 의혹에 연루된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 지사에 공세를 강화하는 2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양자 대결로 고착화됐다. 경선 초반 힘을 실어준 강성 개혁 지지층이 다시 이 지사로 결집하자 추 전 장관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했다.

개혁을 요구하는 팬덤 세력의 굳건한 지지를 확인한 것은 추 전 장관 입장에서 성과로 평가된다. 추 전 장관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로 상징되는 추가 검찰개혁을 주창했다.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되자 강성 개혁 지지층은 “추미애가 옳았다”며 호응했다. 경선이 윤 전 총장과 극한 대립하다가 장관직에서 사실상 쫓겨난 추 전 장관의 명예회복 과정이 됐다는 캠프 안팎의 평가도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 촉구와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제안은 다분히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한편으로 추 전 장관의 확장성 한계를 드러냈다. 개혁 일변도 주장은 그동안 민주당의 각종 개혁 입법 드라이브에 피로감을 가진 중도층에 호소력을 갖지 못했다. 부동산·평화·복지 등 6대 분야 공약은 윤 전 총장 비판이나 검찰개혁 메시지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5선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지낸 이력에도 캠프에 합류한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당내 세력기반이 취약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추 전 장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이미지를 원인으로 꼽는다.

대선 본선에서 추 전 장관의 역할은 한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당내 분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만큼, 이 지사를 중심으로 ‘민주당 원팀’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도층 공략이 본선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강성 개혁 이미지를 가진 추 전 장관의 활동 반경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추 전 장관이 이낙연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대선과 함께 치뤄지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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