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57)가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했던 이 지사는 재수 끝에 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게 됐다. 다만 이 지사는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큰 표차로 지면서 가까스로 과반을 차지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여파가 본선까지 따라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이라며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얻은 표를 총 투표수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서 발표된 최종 경선 결과 총 유효투표율 50.29%로 과반을 얻어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전 대표는 39.14%,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9.01%, 박용진 의원 1.55% 순서였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 경선에서 5만6820표(59.29%)를 얻어 1위를, 이날 서울 경선에서 4만5737표(51.4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7만441표(28.30%)를 얻어 이낙연 전 대표(15만5220표·62.3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1370표(31.69%)를 얻어 이 전 대표 (2403표·55.59%)에 이어 2위였다.
대장동 의혹 여파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11차례 순회 경선과 3차례 국민선거인단 투표 중에서 이 지사는 3차 국민선거인단과 광주·전남, 재외국민 투표에서 이 전 대표에게 밀렸다. 이 지사가 얻은 최종 득표율은 2017년 4월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얻었던 57.0%에 미치지 못했다.
이 지사는 후보 선출 감사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개혁’을 선택했다”며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강자의 과도한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으로 규정하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국가주도의 강력한 경제부흥책으로 경제성장률 그래프를 우상향으로 바꾸겠다”면서 “청산 없는 봉합이 아니라 공정한 질서 위에 진영과 지역, 네편내편 가리지 않고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누리는 대통합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처럼 사업 과정에서 금품 제공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사후에도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해 부당한 불로소득이 소수의 손에 돌아가는 것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지사의 과거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비리로 구속된 상황에서 그 불똥이 이 지사에게 옮겨붙을 경우 대선 승리에는 먹구름이 낀다. 이날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큰 표차로 지면서 턱걸이 과반을 한 것도 향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등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역시 본선에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이 전 대표 캠프는 설훈·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이 얻은 표를 무효표로 처리해 총유효투표수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11일 당 선관위에 이의제기를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이 지사의 최종 득표율이 과반이 안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앞서 당 선관위는 ‘사퇴 후보의 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당규에 따라 중도하차한 후보들의 표를 무효표로 처리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단기간에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