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당 대표가 24일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후보가 지난 10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2주만이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신복지 공약’을 계승키로 했다. 민주당의 ‘원팀 선대위’ 구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의 한 찻집에서 이 전 대표와 만났다. 이 전 대표는 먼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분들은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우리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에 승리한 이 후보를 축하하고 함께해준 당원 지지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으로나 삶의 경륜이나 역량이나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대표님”이라며 이 전 대표를 추켜올렸다. 그는 이어 “앞으로 민주당뿐 아니고 이 나라 국민과 미래를 위해서 정권 재창출하려고 하는데 대표님의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에 이어서 같은 DNA를 가진 하나의 팀원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한 점을 대표님으로부터 많이 채우고, 수시로 조언 받고, 함께 정권 재창출해서 국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활짝 여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35여분 간 회동 뒤 이 후보 측 대변인 박찬대 의원과 이 전 대표 측 대변인 오영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두분께선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고, 협의한 결과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에 소속됐던 의원들도 이 후보 선대위에 참여키로 했다. 이들은 또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정책을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회동이 진행된 찻집 앞에 몰린 수십여명의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사사오입 철회하라”라고 외쳤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원팀”을 외쳤다. 양측 일부 지지자들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10일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경선을 중도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문제 삼았고, 지난 13일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문제없다고 결론내렸다. 이 전 대표는 당무위원회 결정 이후 경선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뒤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회동을 통해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앙금을 털고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 의원들은 물론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들이 이 후보 선대위에 몸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25일 자정까지 경기지사직을 마치고, 26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다. 27일쯤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다음달 5일 전까지 선대위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