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6일 출범, 김종인·이준석계 합류···돌고 돌아 삼위일체

박순봉·문광호·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6일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삼위일체’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5일 선출된 후 한달여만이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조율 실패, 이준석 대표의 ‘파업’으로 혼란을 겪었지만 돌고 돌아 3인의 그룹 무대가 완성됐다. 선대위에는 김종인계와 이 대표 추천 인사가 합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윤 후보 일부 측근들은 2선 후퇴가 불가피하다. 선대위 구성 단계에서부터 이어져 온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던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은 발표 3시간 만에 보류했다가 결국 7시 만에 철회하면서 공식 출범 전부터 오점을 남겼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돔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국민의힘은 출범식에서 윤 후보, 이 대표, 김 전 위원장의 ‘원팀’ 구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식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공식 수락 절차의 성격도 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삼위일체 선대위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3일 이 대표는 물론 김 전 위원장과의 극적 타결을 이뤄낸 상황을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는 “내일(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이준석 두 분 상임선대위원장, 동지들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도 SNS에 “매머드에서 업그레이드된, 면도 잘 된 코끼리 선대위가 이제 민주당을 찢으러 간다”고 썼다. 기존 선대위를 매머드에 비유하고, 자신과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해 정리한 선대위를 ‘면도 잘 된 코끼리’에 비유한 것이다. 이 대표는 “거기에 검증된 코끼리 운전수인 김종인 전 위원장까지 합류했다”고 적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나 대선 화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코로나19 사태라는 것이 지금 현재진행형인, 대통령 선거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계속)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어떻게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아울러 국제정세나 모든 것으로 볼 때 전환기를 맞이해서 경제에서부터 어떻게 전환을 이룰 것인지 이런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점에 있어서 (어떤) 공약을 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출범식 연설문 작성을 위해 당사에 오후 늦게까지 머물렀다.

삼위일체 선대위가 구성되면서 기존에 배제됐던 김종인계 인사들과 이 대표 추천 인사의 합류가 예정됐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내정돼 있는 선대위 추가 인선 일부를 공개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총괄상황본부장으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 지지 연설을 했던 노재승씨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 ‘딸 특혜 채용 논란’으로 김성태 전 의원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직능총괄본부장에는 김상훈·임이자 의원이 임명될 예정이다. 후보 비서실 내 정책실장으로 강석훈 전 의원, 비서실 내 정책위원에 이상민 변호사와 박성훈 부산시 경제특보·김현숙 전 의원을, 대변인에 황규환 당 상근부대변인을 내정했다.

함 원장은 노씨와 박 전 부의장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 발표됐으나 3시간 만에 보류했고 7시간 만인 이날 밤 결국 철회했다. 이 수석대변인이 국회에서 함 원장 내정 소식을 발표했으나 이날 오후 공지문을 통해 보류 소식을 전했고, 밤에 다시 공지문을 내 “언론에 제기된 문제를 선대위가 검토하여 본인과 상의한 후 철회하였다”고 밝혔다. 철회 전 윤 후보는 기자들이 함 원장의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질문하자 “아직 확정해서 임명한 건 아니니까”라고 답했다.

함 원장은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가 발표 후 30분만에 취소됐다. 함 원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투표)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독재가 뭐가 나쁘냐, 잘 살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함 원장은 2017년 초 안희정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했고, 이후에는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이날 내정이 발표된 인사 중 임태희 전 실장은 김 전 위원장의 추천 인사다. 그가 맡을 총괄상황본부장은 기존에 윤 후보가 만든 선대위 6본부장 체제를 총괄하는 역할로 핵심적인 위치로 평가된다. 여기에 금태섭 전 의원 합류도 확실한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금 전 의원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고, 서울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금 전 의원은) 합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종인계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윤희석 전 윤석열 경선캠프 공보 특보, 정태근 전 의원 등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37세인 노재승씨는 이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역할하며 기획한 유세 행사에서 발언을 해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김종인계와 이준석계가 약진하면서 기존 선대위 핵심으로 분류된 윤 후보 일부 측근의 2선 후퇴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향후 양 세력 간의 갈등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선대위를) 면도해놓고 보니 그 털 때문에 지금까지 있었던 불필요한 악취나 파리떼가 많이 사라졌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김종인 (전) 위원장 체제는 다시 약해지고 기존 윤 후보 측근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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