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을 강점으로?···청년 강조하는 윤석열 선대위읽음

박순봉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 후 첫날인 7일 20·30세대 표심 관리에 집중했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한 두 청년을 거론하며 “청년에 미래가 있다”고 칭찬했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이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1년 넘게 준비해왔다며 민주당이 따라오려면 “다리 찢어지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선 과정부터 윤 후보에게 약점이었던 청년 표심을 집중 공략해 강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당내 청년 표심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고, 청년 영입 인사인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발언 논란도 불거진 터라 과제들은 남아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첫 공식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한 18세 김민규군과 27세 백지원씨를 칭찬했다. 윤 후보는 “두 분의 연설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 청년들이 이렇게 똑똑한 줄 몰랐다”며 “제가 다음에 연설하려니 조금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을 국정의 동반자로 선언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윤 후보는 두 청년이 메시지팀에 합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 두 청년은 당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오디션 ‘나는 국대다’ 출신이다. 김군은 “우리의 콘셉트는 불협화음이어야 한다”는 주제로, 백씨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전날 연설했다.

이 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어제 김민규군의 연설은 많은 분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많이 참여하는 선대위 구성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공교롭게도 민주당에서도 고3(남진희양)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 그분의 직위보다 역할이 무엇이고 실질적인 공간이 주어지냐를 많은 젊은 세대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는 이 분야에서 1년 넘게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우리 고3이 민주당 고3보다 나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행보는 윤 후보 약점으로 꼽히던 청년층 지지를 오히려 강점으로 바꿔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가 청년층 지지세가 약한 이유 중 하나로 이 대표와의 불화설이 꼽혀 왔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찰떡 궁합’을 강조함으로써 청년층 지지 회복을 꾀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두 청년의 연설을 칭찬하며 “이 대표님이 발탁한 것인가요”라고 말하며 이 대표를 치켜세웠다.

과제들도 남아 있다. 2030 남성층에 인기가 높은 홍준표 의원이 여전히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은 전날 청년의꿈에 올라온 “윤 후보가 ‘바지사장’ 같다”는 취지의 질문에 “윤 후보 그리 만만한 사람 아닙니다”라고 답변했다. 홍준표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조경태 의원, 강석호 전 의원, 여명 대변인 등도 선대위에 합류한 상태다. 이 때문에 홍 의원 본인도 향후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37세 청년인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노 위원장은 과거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뭘 감추고 싶길래 그런 걸까”라고 적었고, “난 정규직 폐지론자로서 대통령이 ‘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고도 썼다. 또 “이승만과 박정희는 그 자체로 신이 대한민국에 보낸 구원자라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적기도 했다. 청년들을 대변하기엔 극단적인 시각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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