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부터 이목 집중···‘원톱’ 김종인의 존재감

심진용 기자

‘김종인표 메시지’로 대선 구상

선대위 요직에 핵심 인사 배치

민주당 “노 룩 윤석열” 평가도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 심포지움 국민행복과 국가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 심포지움 국민행복과 국가미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7일 선대위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김 위원장은 이날 잇따른 강연에서 ‘김종인표 메시지’를 제시하며 대선 구상을 내보였다. 김종인계 인사들도 선대위 핵심 요직에 전진 배치됐다. 김병준 상임위원장이나 기존 선대위 인사들과의 내부 알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도 참석한 선대위 회의에서 “후보를 비롯해 선대위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정권을 가져오는 데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겠느냐 생각을 가지고 각자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일보 건물에서 열린 ‘더좋은나라전략포럼’ 강연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강조해왔던 ‘약자와의 동행’ 어젠다를 다시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약자와 동행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것을 앞세우자’는 얘기를 했다”면서 “(코로나19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을 위해) 100조원 정도의 기금을 확보하고, 그 기금을 제대로 활용해서 체계적으로 대책을 내지 않으면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세출 구조조정으로 100조원을 마련해 코로나19 대응에 쓰자고 주장했다. 선대위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김종인식’ 파격 공약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후 들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는 높은 자살률과 빈곤율, 저출산 문제 해결을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윤 후보는 아무런 정치적 경력이 없다”면서 “새 사람이기 때문에 새 일을 박력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김종인 위원장 직속의 총괄상황본부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금태섭 전 의원과 정태근 전 의원이 각각 전략기획실장와 정무대응실장으로 임명됐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정세분석실장으로 내정됐다. 앞서 임명된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함께 김종인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김 위원장이 공식 행보 첫날부터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면서 윤 후보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석열이 안보인다. ‘노 룩’이다. 이준석 뒤에, 김종인 뒤에 숨어있지 후보가 안 보인다”(조응천 선대위 공동상황실장)라는 말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경선부터 윤 후보를 도왔던 선대위 기존 구성원들이나 김병준 위원장과 갈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김병준 위원장 사이 냉랭한 기류가 포착됐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날 포럼 강연에서 미국 유명 경제학자의 말이라며 “맹목적으로 시장을 믿는 사람은 정서적으로 불구자”라고 발언했다. 지난 5일에는 “경제에 큰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시장경제를 내세워 자유주의자처럼 행세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런 발언들이 김병준 위원장을 저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심포지엄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질문에는 “내가 그 사람하고 신경전하면서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종인 위원장이 ‘원톱’으로 부상하면서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기존 인사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기존 핵심 인사들은 자연스럽게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며 “대선 승리가 제일 중요한데 그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게 맞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종인계 사람들이 선대위 핵심을 다 꿰찼는데, 앞으로 논의도 그 중심으로 돌아간다”면서 “경선 기간 선대위 혼란상을 후보도 지켜봐왔다. 후보 마음도 김종인 위원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부 교통정리를 두고 윤 후보의 정치력이 발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내부 분란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정하는 것은 결국 후보의 몫이라는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가장 필요한 건 단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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