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논의조차 안 된 차별금지법···정의당 “임시국회 열어 연내 제정하자”읽음

탁지영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정기국회 처리 무산 민주당·국민의힘 규탄 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정기국회 처리 무산 민주당·국민의힘 규탄 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9일 정의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끝내 외면한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차별금지법안은 10만명 이상의 국민청원 동의를 받아 올 정기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양당은 법안 심사를 2024년 5월29일까지로 미뤘다. 정의당은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차별금지법을 연내 제정하자고 요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 본회의 시작 30분 전 정의당 지도부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 의사당 앞에 모였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은 (여론조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한) 88%의 시민, 10만 시민 청원인, 그리고 4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법안 최초 발의 후) 14년을 기다려왔는데 아직도 시기상조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번호표 뽑고 내년까지, 내후년까지 아무 기약도 없이 기다리라고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정기국회 문 닫으면 임시국회에서 외치고, 임시국회 문 닫으면 대선 토론회장에서, 유세장에서, 방송에서, 제 마이크가 있는 모든 곳에서 기득권 양당 후보들에게 외치겠다”며 “차별에 응답하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법안 통과에 미적거리는 민주당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에 신중론을 내비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초청 강연을 하러 가는 도중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학생들에게 “다했죠?”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 후보는 “우리 성소수자들의 가슴에 ‘나중에’의 상처가 선명한데, 이제 ‘다했죠’의 상처까지 더해졌다”며 “한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시민을 그렇게 야멸차게 대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과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은 기득권 수호를 위해서라면 의석을 잃을 각오로 온갖 무리수를 두면서도 차별받는 약자들의 인권을 지키라는 요청 앞에서는 ‘국민의힘의 반대가 심해서 못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국민의힘 핑계를 대면서 일부 보수 기독교 눈치나 보고 알량한 표 계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심조차 없는 국민의힘도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아예 ‘차별할 자유’가 당론인 것 같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는 약자들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약자와의 동행’하겠다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오는 13일부터 열릴 12월 임시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선 후보의 공약을 입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불투명하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차별별금지법에 대해선 “아무튼 논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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