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서신집, “거짓말이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읽음

박순봉 기자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자신의 탄핵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 대해서도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고 표현했다. 탄핵과 재판 모두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박씨는 수감 시절 동안 자신의 지지자와 주고 받은 편지를 엮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30일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박씨는 정부의 특별사면에 따라 31일 0시 석방된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책에서 박씨는 탄핵과정과 재판의 부당성을 여러 번 언급했다. 박씨는 자신의 탄핵에 대해서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이라고 적었다.

재판 과정을 두고는 “제가 수많은 수모를 감수하면서도 일주일에 4번씩 감행하는 살인적인 재판 일정을 참아낸 것은 사법부가 진실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는 일말의 믿음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그런 저의 기대와는 달리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그런 재판부가 진행하는 재판에 참석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구차하다고 생각해서 변호인들에게 저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진실은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1심 재판 후 그 결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지지자의 편지에 대해선 “형식적으로는 합법적인 모습을 가지더라도 실질적으로 정당성이 없다면 이를 법치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세월호 7시간’ 논란에 대해선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하여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저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고 했다.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을 수사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한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 다만 한 지지자가 ‘증오의 대상 윤석열이 조국을 치는 이유가 뭔지 혼란스럽다’는 취지로 보낸 편지에 대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내용은 담겼다. 박씨는 “조국 장관의 청문회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은 국민들이 관련 소식을 보내주셔서 잘 알고 있다”면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며 “남을 속이려고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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