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검찰의 정치화를 지적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 해온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새 정부와 현 정부간 충돌 양상이 재발하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TV 대담 발언과 관련해 “본질을 생각해보면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 했기 때문에 지금 논쟁들을 국민들께서 주목하고,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지난 시절 검찰뿐 아니라 경찰과 국세청 등 모든 권력기관을 통해 상대진영을 압박하고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데 국민들께서 상당한 피로감을 갖고 계시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어제 회견을 저희도 관심있게 봤다. 문 대통령께서 검찰의 정치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이어 “윤 당선인이 탄생한 배경도 그 때문 아니겠느냐”며 “문 대통령도 아이러니하다고 말했지만, (윤 당선인 탄생 이유는) 저희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손석희 전 앵커와 진행한 JTBC 방송 인터뷰 ‘대담, 문재인의 5년’에서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두고 “결과적으로 다른 당 후보가 돼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임기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는데, 중도에 그만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정치화가 일단 문제”라고 했다.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중도 사퇴를 두고 검찰의 정치화라고 비판하자, 윤 당선인 측이 정권의 권력 사유화가 문제라고 맞받은 셈이다.
검찰 정치화와 권력 사유화로 충돌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대립은 향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과정에서 더 격화할 수 있다. 윤 당선인 측은 민주당이 여야 합의안을 처리할 경우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 의장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의 합의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