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년 없는 ‘쓴또쓴’…시민사회수석 확대엔 관제동원 우려

남지원·유설희 기자

대통령실 기능 바뀌나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왼쪽)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인선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왼쪽)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인선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최상목 등 인수위 출신 8명
대변인 강인선 외 여성 없어

규모 이어 권한 줄어들지는
새 조직 운용 방식에 달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2실(비서실·국가안보실)’과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확정됐다. 대통령실을 슬림화하겠다는 윤 당선인 공약대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3실 8수석’보다 축소된 조직으로 개편된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 권한이 축소될지는 폐지된 정책실과 민정수석비서관 등의 기능을 대체할 새 조직의 운용 방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출신들이 대거 대통령실에 포진하며 ‘쓴또쓴(쓴 사람 또 쓴다)’ 인선 스타일도 다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1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가안보실 산하 1차장에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차장에 신인호 카이스트 을지국방연구소 소장을 발탁했다. 경호처장에는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내정됐다.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의원, 시민사회수석에는 강승규 전 의원이 내정됐다. 홍보수석에는 최영범 전 SBS 보도본부장, 경제수석에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사회수석에는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대변인은 강인선 전 조선일보 기자가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3실 8수석’에 견주면 정책실장과 민정·인사·일자리수석이 폐지된 2실 5수석 체제로 조직이 줄었다. 수석 규모를 줄이고 대통령실 인원도 30% 이상 줄일 방침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행정부가 혁신적인 정책을 수립하도록 대통령실은 조율역할을 맡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조직 축소 개편이 실제로 대통령실 권한 축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정수석 폐지에 대해 장 비서실장은 “검증 업무는 경찰과 법무부 등 다원화된 채널에서, 청와대 기강은 공직기강비서관이 하고 법률비서관은 대통령 법률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내정됐고, 법률비서관에도 주진우 변호사 등 검찰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어 민정수석 기능을 대체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검찰 출신 한 의원은 “사실상 법무장관이 민정수석인 셈”이라며 “주 변호사 법률비서관 인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민주당과 수사로 싸우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위원회의 구체적 밑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겠다는 취지를 담아 시민사회수석은 확대 개편한다. ‘관제 동원’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장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시민단체·이익단체와 직접 소통하고 국정을 좀 더 가깝게 국민에게 설명한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부속실은 “1개 부속실만 운영해 포괄적으로 영부인과 대통령을 함께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인사들이 중용됐다. 인선이 발표된 11명 중 인수위 출신은 8명이다. 인수위원 4명(최상목·안상훈·김성한·김태효)이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신인호 내정자는 외교안보분과 실무위원, 김용현 내정자는 인수위 집무실 이전 TF 부팀장이자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이다. 강인선 내정자는 당선인 외신대변인이다. 여성은 강 내정자 1명뿐이고 내정자 전원이 50~60대라 여성·청년 배제도 여전했다. 서울 출신 6명, 호남 출신 0명으로 지역 안배도 이뤄지지 않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제안한 과학교육수석이 빠지면서 ‘안철수 패싱’도 계속됐다. 장 비서실장은 “교육비서관·과학비서관이 있어 과학교육수석을 따로 만들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과학교육수석이 필요하다는 국민 요구가 더 많아지면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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