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무총장에 월성원전 감사’ 유병호 임명 제청···야당 “중립성 훼손 보은인사”읽음

정대연·박광연 기자
감사원 사무총장에 월성원전 감사’ 유병호 임명 제청···야당 “중립성 훼손 보은인사”

감사원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감사원 사무총장(차관급)에 2020년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감사를 맡았던 유병호 감사원 감사연구원장(55·사진)이 임명 제청됐다.

감사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이 14일 신임 사무총장에 유 원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절차를 밟게 된다.

유 원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대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법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행정고시(38회)를 합격한 뒤 1997년 감사원에 전입해 공공기관감사국장, 심의실장, 지방행정감사1국장, 국방감사단장, IT감사단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도 일했다.

2020년 4월 공공기관감사국장직에 부임해 당시 진행 중이던 월성원전 감사를 주도했다. 올해 1월 비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에 임용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좌천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월성원전 감사 당시 감사원장이었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부당성을 밝혀낸 책임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현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공직자가 아닌 정권에 충성하는 공직자가 되라는 무언의 압력”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감사원은 “본인이 지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오랜 현장 감사경험으로 정통 감사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국가·사회적 현안 관련 또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감사를 주도적으로 지휘해 감사원의 신뢰를 높였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2020년 10월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통해 조직적인 감사 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 폐쇄 결정됐음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며 “서울교통공사 등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친인척 채용 실태를 파헤쳐 위법부당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사례 등 원칙과 상식에 벗어난 공공기관 인사에도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확고한 소신과 함께 진취적인 도전정신으로 감사원을 활력 넘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원장에 대해 “공직자의 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압박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를 파헤치려는 노력·용기·기개에 대해 높은 점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야당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윤 대통령의 ‘보은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하루 만에 ‘월성원전 1호기 감사’를 치하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감사원의 운영을 관장하는 자리에 정치적 감사를 주도한 편파적 인물을 앉히는 것이 감사원의 독립성을 위한 판단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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